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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공동묘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 43년전인 1977년에 화장터까지 부평가족공원으로 이전했으니. 43년전, 그리 오래지 않은 세월인데도 그 위치조차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급격히 도시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외지 유입 인구가 크게 는 탓도 있겠지만, 죽음을 기억 언저리에라도 두지 않으려는 산 자의 의식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인천에 한국인 공동묘지를 조성한 기록은 1933년 일제가 펴낸 인천부사(仁川府史)에 나온다. 19143, 최초로 한국인 공동묘지가 도화동에 생긴 것으로 적고 있다. “기차로 인천역을 떠나 주안역에 도착하기 전 약 5~6백 미터 선로 좌측 수전(水田)을 넘은 언덕이라는 구절에서 과거 넓은 논과 밭이 있던 쑥골마을 뒤쪽, 가좌동으로 넘어가는 등성이의 묘지 터를 이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묘지는 1964, 잠시 그곳에 살 때 보았는데, 그 후반에 들어 사라졌다. 인천대 부지를 위해 제물포역 뒤쪽 대지기 마을과 그 위, 중국인묘지가 있던 산등성이를 밀어내고, 쑥골 뒤쪽의 그 등성이의 묘지 자리도 다 없애면서였다. 지금은 아파트도 들어서 있어 도무지 어디가 어디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일제가 도화동공동묘지를 설치한 이유는 시내에 산재한 한국인 묘지를 정리한다는 명분이었다. 겉으로는 풍교(風敎)와 위생문제, 농경지 확보 등을 들고 있지만, 인천의 중심지에서 한국인의 자취를 지우고 저들만의 터전을 꾸미려 했던 속셈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나라를 빼앗고 아랫것처럼 만만히 여기던 한국인의 묘지는, 당시로서는 시 외곽이었던 도화동 중국인묘지 건너편 언덕에 조성하면서, 저들의 묘지는 1902년 이래 중구 율목동에 그대로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일제는 다시 승학산 북서쪽 끝자락인 승기리에 한국인 공동묘지를 조성한다. 도화동묘지 조성, 2년 뒤인 191632일의 일인데, 8,275평이나 되는 도화동묘지가 불과 2년 만에 가득 찼다는 이유에서다.

우리의 향교(鄕校)와 옛 인천부(仁川府)로 통하는 문턱에 새 공동묘지를 정한 저들의 속내를 알 수는 없으나, 일제는 승기리공동묘지, 곧 주안공동묘지를 무려 33,743평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로 조성한다. 그러고도 19318월에 들어 이 묘지를 7,630평이나 더 넓히는 것이다.

이 주안공동묘지는 문학 작품 속에도 등장한다. 김광균(金光均)이 문우 배인철(裵仁哲)의 죽음을 애도하며 쓴 시 시를 쓴다는 것이 이미 부질없고나에 보인다.

 

주안묘지 산비탈에도 밤벌레가 우느냐 / 너는 죽어서 그곳에 육신이 슬고 / 나는 살아서 달을 치어다보고 있다.

<하략>

 

인천 출신 시인으로 광복 후 흑인시(黑人詩)’라는 독특한 시를 쓰던 배인철을 주안공동묘지에 안장한 뒤 슬픔과 허무함에 무너지는 마음을 쓴 시이다. 배인철은 1947년 서울 남산에서 불의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또 하나는 작가 이태준(李泰俊)1940년 소설 밤길에 나온다. ‘밤길은 비 쏟아지는 밤, 병들어 다 죽어가는 갓 난 자식을 몰래 묻으러 주안을 향해 가는 비참한 아비의 이다.

 

허턱 주안(朱安) 쪽을 향해 걷는다. 얼마 안 걸어 시가지는 끝나고 길은 차츰 어두워진다. <중략> “아마 한 십 리는 왔나 보이.” 다시 한 오 리 걸었을 때다.

 

주안이라고만 했지만, 정황상 묘지로 추측된다. 출발지인 인천역과 멀지 않은 거리의 월미도가 보이는 시내쯤에서 대략 시오 리라는 거리 설정도 들어맞는다.

주안8, 승학산 산자락의 쌍용아파트, 진흥아파트 북동쪽에 새로 1936년에 설치한 화장터가 있었고, 화장터 동남쪽으로 뻗은 옛 안국아파트 언덕 일대까지가 대략 주안공동묘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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