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미추홀구가 고향인 50대 이상인 사람 중에는 ‘집 앞에 바다가 있었어요’, ‘우리 동네엔 염전이 많았어요’, ‘어릴 때 친구들이랑 갯벌에서 조개를 잡았어요’라고 말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미추홀구는 1970년대만 해도 갯골과 염전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인천항과도 가까우니 직접 잡지 않더라도 싱싱한 해산물이 흔했을 터이다. 당연히 바다를 담은 음식을 먹었을 테고 그런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도 많았겠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추억을 찾아 맛을 기억해 내고 이야기를 해 보자고 모이고 나누며 기록하게 됐다. 미추홀구 학산문화원에서 발간한 두 권의 책 ‘미味추홀 : 바다를 담다’와 ‘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에 관한 이야기다.
미추홀학산문화원은 주민들 구술을 중심으로 역사, 환경, 삶 등 미추홀 근·현대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마을지 ‘미추홀, 살아지다’를 매해 발간하고 있다. ‘미味추홀 : 바다를 담다’, ‘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는 ‘미추홀, 살아지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시리즈다.
‘미味추홀 : 바다를 담다’는 미추홀구가 도시 개발로 매립되기 전 바다와 마주했던 미추홀 음식문화를 담았다. 물텀벙, 밴댕이, 병어 등 13개를 선정하고 가장 전통적인 맛을 내는 곳을 ‘학산 味미담식회’ 회원들이 찾아가 음식을 나누면서 얽힌 역사와 이야기를 풀어냈다.
‘미추홀 사람들은 이 맛을 안다’는 시민들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 끼 음식에 대해 기록했다. 미추홀학산문화원 시민기록단 7명이 우리 동네 음식에 대한 21편 구술 인터뷰를 담았다. 섭외부터 원고 정리까지 시민기록단 노력과 열정으로 완성된 책이다.
정형서 미추홀학산문화원장은 “환경 변화로 인천 앞바다에서 잡히는 어종이 바뀌거나 골목 식당이 없어지기도 하는데 그 기억과 기록이 중요하다”며 “음식 문화 기록들이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네 삶과 음식에 초점을 맞춘 두 권의 책은 미추홀구립도서관에 비치하고 있으며 미추홀학산문화원(https://www.haksanculture.or.kr)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