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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를 찬 아이의 등에 펜으로 쓴 글자와 숫자가 가득하다. ‘Vira Makovi’는 이름, ‘10.11.19’20191011일생을 뜻하는 것 같다. 그 아래는 연락처로 보이는 숫자들이 적혀 있다. 며칠 전 아침 신문 1면에 실린 사진에서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한 엄마가 아이의 몸에 신상정보를 적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부모들은 자신이 죽고 아이가 살아남을 상황에 대비해 아이의 몸에 신상정보와 연락처를 적어둔다고 한다.

필자의 지인 중 한 분은 6·25 전쟁 때 고향인 황해도를 떠나와 인천에 정착했다. 부친이 장남인 자신만 데리고 피난길에 올랐다고 한다. 당시 어머니와 두 동생에게 며칠 뒤 돌아오겠다고 했던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부친에 이어 자신도 타향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그 지인은 예순이 넘어서도 술 몇 잔 드시고 불콰해지면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와 생이별했던 열 살 소년은 머리가 허옇게 셀 때까지도 어머니 품을 그리워했던 것이다.

전쟁 참상을 겪은 아이의 트라우마는 평생을 따라다닌다. 살아갈 날이 많은 만큼 어른보다 더 오랜 시간 고통을 겪는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에서 가장 잔혹한 것 중 하나는 아이들을 죽게 하거나 고아로 만든다는 점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CHR) 집계를 보면 224일부터 47일까지 우크라이나 민간인 1611명이 사망했는데, 131명이 어린이였다.

다친 어린이도 191명이나 된다. 한 달 반 사이에 우크라이나에서 살던 곳을 떠나거나 집을 잃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4분의 1100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400만명은 이웃 나라로 피신했다. 난민의 절반가량은 어린이다. 러시아군이 이동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탱크 위에 아이들을 태워 인간방패로 활용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에 피와 눈물의 강이 흐르고 있다. 전쟁이 죽음과 파괴와 불행을 낳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구호단체인 월드비전 관계자는 전쟁 때문에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보장받아야

할 삶과 미래를 도둑맞았다면서 보호자 없이 국경을 넘는 어린이들을 목격할 수 있는데 어린이 인신매매나 학대, 폭력, 착취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응석을 부리고, 뛰놀아야 할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부모를 잃거나 친구들과 헤어지고, 정든 집에서 쫓겨나고 있다. 낯선 나라의 난민촌 학교에 둘러앉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눈에 슬픔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아이들은 나쁜 어른 정치인들이 일으킨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전쟁이지만 그 참상은 거의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나서고 있어도 전쟁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할 수 있는 게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뿐이지만 그나마 열심히 해야겠다. 주변을 둘러보고 혹시라도 고통받는 아이가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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