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긴 장마와 집중호우, 폭염, 그리고 바로 이어진 태풍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국제유가도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라도 너무 오른 식재료 값의 영향으로 요즘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늘 소개할 미추홀구의 착한가격업소 ‘원조가격파괴’는 비교적 싸고 맛이 있다는 대학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인하대 후문 맛집, 인천 맛집, 추억의 맛집, 용현동 맛집, 가파(가격파괴의 줄임말)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 간판에 새겨진 ‘SINCE 1977’이 얼마나 오랜 시간 대학교 후문에서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에게 맛있는 한 끼를 제공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가격파괴’라는 조금은 강한 용어의 상호를 사용하고 있어 의아하기 마련이지만 실제로 가게에 들러 메뉴판에 써진 가격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가격을 일부 조정해도 될 듯하지만, 원조가격파괴는 코팅된 가격표를 오랫동안 바꿀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듯 높은 가성비 때문에 대학생은 물론, 지역주민과 배달업 종사자에게 혼밥(혼자 밥 먹기) 명소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원조가격파괴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방금 지은 고슬고슬한 밥으로 인심 좋고 푸짐하게 말아주는 ‘김밥’이다. 분식집답게 종류가 많아서 선택권이 많다. 뜨끈뜨끈한 밥에 여러 가지 속 재료를 넣어 말아진 김밥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셨던 그 김밥을 생각나게 했다. 몇 줄을 시켜도 만원이 채 넘지 않으니, 맛과 양은 물론 가격마저 착해서 부담 없이 친구들과 와서 먹기 좋은 곳이다. 현재 사장님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계시는데, 오랫동안 함께 주방 일을 해온 직원분이 혼자서 가게 관리를 하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혹은 지역주민들에게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도 정확히 주문받고 성심성의껏 음식을 만들어주시는 모습이 진정한 프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도 인하대 후문 맛집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더불어 가게 이름처럼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도 계속됐으면 좋겠다.
원조가격파괴
즉석(야채)김밥 2,500원, 라면 3,500원
경인남길30번길 40
☎ 872-7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