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사회복지공무원(이하 마을복지사)’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도움이 필요한 복지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무보수 명예직 공무원이다.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복지통장, 생활업종 종사자, 전기·가스·수도 검침원, 유선방송 설치 기사 등이 위촉돼 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활동한 마을복지사를 만나 그간 활동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익1동 마을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이영숙입니다. 대한적십자 학익1동지회 부회장을 맡고 있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마을복지사는 무엇인가요?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없는지 살피다가 발견하게 되면 행정복지센터에 제보해서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는 무보수 명예직 공무원입니다.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홀몸 어르신을 돕는 생활지원사 일을 11년째 하고 있고, 행정복지센터에서 EM 발효액(세제나 비누 대신 쓸 수 있는 친환경 미생물 복합체)을 만드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복지사 활동도 하게 됐습니다.
▶마을복지사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 할머니와의 추억이 많아요. 도움을 받은 어르신들이 기뻐하고 변화돼 가는 모습을 보면 저도 덩달아 즐겁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자체가 보람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공무원들만으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저처럼 홀몸 어르신 등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접촉하는 사람들이 더 수월하죠.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발굴해 행정복지센터나 봉사단체 등에 연계하고, 반찬 배달과 병원 안내, 말동무 등 그분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다리를 다쳐서 거동을 잘 못하시고, 집은 곰팡이 냄새가 날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했던 85세 홀몸 어르신이 생각납니다. 병원에 갈 때 동행해 드리고 봉사단체에 연계해서 도배장판을 해드렸더니 제 손을 잡고 연신 감사하다고 하시는데 가슴이 뭉클했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다가가는데, 경계심을 가지고 도움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창피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내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내년에 생활지원사 일을 끝마치더라도 마을복지사로서의 봉사활동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에게 무엇이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반려식물이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홀몸 어르신들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하는 일도 해보고 싶습니다. 또, 어르신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그림, 사진, 글로 표현하는 ‘마음스케치 자서전 소책자’ 만들기도 계속하고 싶어요. 내년에도 올해만큼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위기에 처해 있는 분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주변에 어려운 분들이 있는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외면할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