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나이스미추

▶시니어모델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50대의 어느 날, TV를 보는데 머리가 하얗게 센 백발노인이 청계천에서 쇼를 하고 계신 거예요. “아! 나도 저렇게 멋지게 나이 들어야겠다”라고 꿈꾸게 됐습니다. 6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시니어모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고, 배우고 싶어서 발품을 팔며 이곳저곳 모델 시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했죠. 후에 제 삶의 터전인 인천에서 기업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참여를 제안했고, 15명을 모아 선배 모델을 초빙해 교육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인천시니어모델협회 창립 계기는 무엇인가요?

런웨이를 걷는 게 설레더군요. 무엇보다 몸이 건강해지고 삶이 즐거워지니 성격까지 더 활발해졌고요.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친 시니어들과 함께 내가 배운 것을 다른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렇게 주 1회 3시간씩 수업에 참여하다가 자체적으로 3개월에 한 번씩 쇼를 시작했죠. 쇼가 거듭되면서 시니어 놀이터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모여 협회를 구성하게 됐습니다.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요?

아름다운 모델을 선호했던 과거와 달리 개성이 뚜렷한 모델을 지향하는 지금이 시니어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시니어에게 이 분야는 기초과정인 자세 교정부터가 운동인데요. 건강에 도움이 되고, 자신감이 생겨 삶의 만족도는 물론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 중년과 노년 사이의 시기를 설렘으로 채우고 일자리 참여 등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활동을 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지난해 9월,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에서 진행한 시니어모델 과정을 말씀드리면, 처음엔 쭈뼛거렸던 수강생들이 전 과정을 마치고 패션쇼에서 당당한 자세, 워킹, 포즈까지 즐기며 해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한, 눈도 마주치지 않고 교감도 없이 수업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참여하던 수강생이 있었는데, 수업이 진행될수록 표정이 밝아졌고, 급기야 수료를 기념하는 패션쇼에서는 피날레를 장식했었죠. 모든 과정을 마친 후 그분이 소감을 말씀하셨는데요. “우울증이 심하게 왔고, 삶의 의욕조차 없었는데 시니어모델 과정에 참여하며 말끔히 치유됐다. 삶이 달라질 수 있게 도와준 교수님과 학우들에게 고맙다”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며 벅찬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간의 실적과 2024년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2022년 3월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공연장에서 처음 이 일을 도모했던 인천 기업인들과 함께 자선 패션쇼를 시작했습니다. 2022년 8월 잠실 롯데호텔 콘서트홀에서 성악가 49명과 콜라보 패션쇼, 2023년 10월 ‘축하 워킹 홀리데이’ (사)한국다선예술인협회와 콜라보, 2023년 12월 불우이웃돕기 정춘미 시인 출판기념 콜라보 패션쇼, 그리고 2024년 1월 길림 정부의 초청으로 20명이 패션쇼에 참여하고 돌아왔습니다. 2024년 행사로는 한중문화교류 자선 패션쇼로 인천대학교 본관 공연이 계획돼 있으며, 매년 진행되는 자선 패션쇼는 인천시니어모델협회의 중요한 행사 중 하나입니다.

<월드모델콘테스트패션쇼, 2023. 11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처음 시니어모델 활동을 시작할 때는 비용도 부담스러웠고 경쟁 역시 심했습니다. 그래서 모델을 하고 싶은 시니어가 건강한 취미활동으로 부담 없이 입문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죠. 우리 활동을 보고 동기도 부여해 드리고 싶었고요. 사회에 재능기부와 왕성한 활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습니다. 또한, 인천시니어모델협회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함께 활동하는 시니어들이 항상 보람차고 설레는 나날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녀들에겐 ‘황혼기를 멋지게 장식하는 인생 선배’로, 손주들에겐 ‘멋지고 자랑스러운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월은 새 출발 하기 좋은 달입니다. 인천에 계신 모든 시니어 분들, 주저하지 말고 새롭게 도전했으면 합니다. 인천시니어모델협회는 시니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함께 숨 쉴 수 있는 건강한 놀이터가 돼, 앞으로의 도전을 응원하고 멋진 삶을 보낼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