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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방울이야.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의 일부였어. 뭔 소리냐고? 내 성이 뭔지 알면 이해하기 쉬울 거야. 내 성은 ’, 그러니까 나는 물방울이야. 내 친구들은 그저 이라 불리지만, 나는 스스로 이름을 만들었어. 친구들을 대표해서 이야기를 하려면 이름 정도는 있어야 하니까.


나는 늘 사람 곁에 존재했어. 하늘과 땅 사이를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모든 생명체의 필요를 채워왔지. 지구 생물들은 대부분 물로 이뤄져 있어. 사람만 봐도 대략 심장의 73%, 폐의 83%, 근육과 신장의 79%, 피부의 63%, 혈장의 93%가 물이야. 아기는 자궁의 양수 속에서 10개월을 지낸 뒤 밖으로 나오지.

그래 맞아. 나는 너야. 계속 순환하는 나는, 모두이기도 해. 내가 깨끗하고 풍부해야 하는 이유를 알겠지?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이 골짜기마다 흐르던 시절을 기억해? 꽃송이처럼 하얀 눈으로 내릴 때 어떤 이들은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채 나를 받아먹었어.

요즘엔 어떠냐고? “더러워!” 멋모르는 아이가 눈을 먹으려 할 때 그 애의 부모가 내뱉는 말이야. 대기에 떠도는 수많은 유해물질이 묻어있으니 맞는 말이지만, 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억울해. 내가 더러워진 건, 사람 때문이거든. 오염물질 대부분은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발생하니까. 자연의 물로 흘러 들어가는 수천 가지 화학물질도 사람들이 사용하는 약, 세제, 화장품, 살충제, 식품 첨가물 등에서 나온 것들이야.

게다가 도시화와 생활수준 향상으로 인해 사람들의 물 소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펑펑 나오고 목이 마르면 어디서든 물을 구할 수 있다고 안심해선 안 돼. 지구촌 곳곳에서는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고, 에비앙 생수 가격은 휘발유 가격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야. 물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거지.

인간은 하루만 물을 마시지 못해도 심각한 고통을 느끼고 생명이 위태해져. 지구도 물이 부족해지면 위험에 빠진다고. 그러니까 제발 나를 아껴줘.

유엔이 3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고 기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설거지나 양치할 때 용기를 이용하고 샤워 시간을 줄이는 등 생활 속에서 물을 절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관에서 애쓰고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어. 고맙게 생각해.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해.

물발자국이라고 들어봤어? 물발자국은 제품의 원료 취득, 제조, 유통, 사용과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말해. 쇠고기 1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15,415의 물이 사용돼. 하루 수돗물 사용량이 1인당 평균 200인 것을 감안하면, 한 사람이 두 달 반 넘게 쓸 수 있는 양이지.

사과 1개는 210, 13,400, 티셔츠 한 장은 2,500, 청바지 한 벌은 9,000, 커피 한 잔은 132의 물발자국을 남겨. 산지에서 재배된 커피가 당신 손에 아메리카노로 전달되기까지, 커피 한 잔 용량 1,056배에 해당하는 물이 소비되는 셈이야.

지금처럼 마구 쓰면 지구의 물은 보석처럼 귀해질 거야. 일부 부자들만 마음껏 쓸 수 있겠지. 그래서 변화가 필요해.

내 발자국을 지우기 위한 노력은, 양심과 정의 그리고 연결과 사랑의 문제야. 나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그런 것들이 존재한다고 믿어. 매일 마시는 커피의 양을 줄이고, 육류 섭취를 자제하고,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등 식습관만 개선해도 내 발자국은 줄어들 거야. 가급적 지역농산물을 구입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과소비하지 않는 습관도 나를 지키는 방법이야.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천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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