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27일은 제1회 ‘우주항공의 날’이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중앙행정기관인 ‘우주항공청(KASA)’ 출범일이다. 비록 공휴일은 아니지만, 정부가 우주 경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우주항공 기술 개발과 산업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법정기념일로지정했다. 첫 번째 기념일을 맞아, 미추홀구에서 시작된 로켓의 역사를 함께 조명한다. 우리나라 로켓 개발 역사에서 중요한 연구가 인하대학교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인하대학교 본관 앞에는 눈길을 끄는 조형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인하대가 설계하고 제작한 ‘IITA-7CR’형 로켓의 실물 크기 모형이다. 이 로켓은 1960년대 국산 로켓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인하대 로케트반이 국방과학연구소의 협찬을 받아 만든 것이다. 1964년 12월 19일, 개교 10주년을 기념해 인천 송도 앞바다에서 이 로켓이 실제로 발사되었고, 이를 기념해 제17대 공과대학 학생회 산하 로케트반이 당시 참여했던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 모형을 복원해 세운 것이다.
3단 추진 로켓인 ‘IITA-7CR’은 3단 분리와 고도 50km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강한 바람으로 인해 캡슐 회수에는 실패했다. 이 역사적인 발사 장면은 1964년 12월 26일자 대한뉴스 제500호에서 ‘인하공과대학교에서 로켓 발사’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으며, 현재도 유튜브에서 검색해 당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을 통해 지금 인하대에 설치된 로켓 모형과 동일한 실물 모습도 볼 수 있다.
1959년 7월, 대한민국 최초의 현대식 로켓이 인천 고잔동 해안에서 발사됐고, 1960년 11월에는 인하대학교 병기공학부(과) 주도로 ‘IITO-1A’와 ‘IITO-2A’ 로켓이 인천 송도 앞바다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후 병기공학부(과)는 폐과되었지만, 그 뜻을 이어받아 ‘인하 우주 과학 연구회’가 결성되어 여러 차례 로켓 발사를 시도했고, 이는 결국 ‘IITA-7CR’ 개발로 이어졌다. 한동안 연구는 중단됐지만 1986년 ‘인하로케트연구회’가 재창립되며 활동이 다시 시작됐다. 현재는 중앙동아리로서 로켓 엔진 개발은 중단되었지만, 비행 제어, 통신 기술, 3D 프린팅 등을 활용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인하대학교의 로켓 발사와 연구는 우리나라 과학 및 항공우주사에서 중요한 이정표였다. 이 경험은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의 로켓 개발로 이어졌고, 항공우주 분야의 전문 인재들을 길러내는 기반이 되었다. 미추홀구에 숨겨진 이 로켓 역사는 ‘IITA-7CR’ 조형물을 통해 기억되며, 이를 보게 된다면 그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