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같은 세상, 두 주먹 불끈 쥐고 살아보자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기분 중 하나가 바로 ‘주먹이 운' 경험일 것이다. 어렸을 때야 주먹이 울기 전에 일단 휘두르고 봤겠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철이 들어가고 경찰서도 한번 들어갔다 나와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나 혼자라면 상관없겠지만 눈시울을 적실 어머니나 노발대발하실 아버지, 나하나 바라보며 살아가는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생각하면 조용히 쥐었던 주먹을 풀고 입가에 비굴한 미소를 흘리며 돌아서게 마련이다. 먹고살아야할 것 아니냐 이 말이다.
여기, 먹고 살라니 주먹을 들어야 하는 두 인생이 있다. 남들은 다 자리 잡고 안정이네 기반이네 잡고 있는 40대 접어드는 나이에 빚보증이다 사기다 있지도 않은 재산 다 날린 전직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강태식(최민식).
꽃같은 세상 다 필요 없고 다 짜증나 카오디오나 뜯으며 대충 살다가 집단패싸움 합의금 마련하려고 한 강도질로 소년원 들어온 19세의 유상환(류승범). 39세의 길거리 복서와 19세의 소년원 복서의 한 판. [주먹이 운다]는 이들의 승부 얘기다.
권투는 가난한 운동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잘하고 가난한 나라들이 좋아하는 이른바 ‘헝그리 정신' 충만한 운동이다. 우리도 옛날에나 홍수환이니 김득구니 얘기하지 요즘엔 권투시합은 방송중계도 보기 힘들다.
유럽의 축구나 미국의 야구에 열광하고 오히려 선진국형(?) 격투스포츠인 K-1에 열광하는 게 요즘의 우리들이다.
영화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과 배우 유오성이 당연한 흥행대박을 꿈꾸며 만들었던 [챔피언]이나 [대부]의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를 함께 등장시켜 미국식 느와르의 마침표를 찍었던 [히트]의 거장 마이클 만 감독의 [알리]의 흥행참패는 역시 우리나라에서 권투영화는 안된다는 것을 입증한 좋은 예였다. 그런데 올해는 한국에서 권투영화는 안된다는 편견을 버릴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황야의 무법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달러 베이비]와 바로 이 영화 [주먹이 운다]로 말이다.
이유가 뭘까? 지면이 짧으니 빨리 답하겠다. 답은 ‘드라마'다. 영화는 권투가 아니다. [말아톤]이 마라톤이 아닌 것처럼. [주먹이 운다]는 권투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뭐 같은 인생을 두 주먹을 쥐고 일어서보려는 우리네 삶, 우리 주변의 삶 얘기다.
우리는 ‘주먹'을 보러가는 게 아니라 그들의 주먹으로 떨어지는 ‘땀'과 ‘눈물'을 보러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33세의 젊은 감독 류승완이 사석에서 던지는 한 마디가 의미심장하다.
“이젠 내겐 영화가 아니라 삶이 중요하다!"
|김정욱 CAMF 영화·영상담당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기분 중 하나가 바로 ‘주먹이 운' 경험일 것이다. 어렸을 때야 주먹이 울기 전에 일단 휘두르고 봤겠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철이 들어가고 경찰서도 한번 들어갔다 나와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나 혼자라면 상관없겠지만 눈시울을 적실 어머니나 노발대발하실 아버지, 나하나 바라보며 살아가는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생각하면 조용히 쥐었던 주먹을 풀고 입가에 비굴한 미소를 흘리며 돌아서게 마련이다. 먹고살아야할 것 아니냐 이 말이다.
여기, 먹고 살라니 주먹을 들어야 하는 두 인생이 있다. 남들은 다 자리 잡고 안정이네 기반이네 잡고 있는 40대 접어드는 나이에 빚보증이다 사기다 있지도 않은 재산 다 날린 전직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강태식(최민식).
꽃같은 세상 다 필요 없고 다 짜증나 카오디오나 뜯으며 대충 살다가 집단패싸움 합의금 마련하려고 한 강도질로 소년원 들어온 19세의 유상환(류승범). 39세의 길거리 복서와 19세의 소년원 복서의 한 판. [주먹이 운다]는 이들의 승부 얘기다.
권투는 가난한 운동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잘하고 가난한 나라들이 좋아하는 이른바 ‘헝그리 정신' 충만한 운동이다. 우리도 옛날에나 홍수환이니 김득구니 얘기하지 요즘엔 권투시합은 방송중계도 보기 힘들다.
유럽의 축구나 미국의 야구에 열광하고 오히려 선진국형(?) 격투스포츠인 K-1에 열광하는 게 요즘의 우리들이다.
영화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과 배우 유오성이 당연한 흥행대박을 꿈꾸며 만들었던 [챔피언]이나 [대부]의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를 함께 등장시켜 미국식 느와르의 마침표를 찍었던 [히트]의 거장 마이클 만 감독의 [알리]의 흥행참패는 역시 우리나라에서 권투영화는 안된다는 것을 입증한 좋은 예였다. 그런데 올해는 한국에서 권투영화는 안된다는 편견을 버릴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황야의 무법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달러 베이비]와 바로 이 영화 [주먹이 운다]로 말이다.
이유가 뭘까? 지면이 짧으니 빨리 답하겠다. 답은 ‘드라마'다. 영화는 권투가 아니다. [말아톤]이 마라톤이 아닌 것처럼. [주먹이 운다]는 권투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뭐 같은 인생을 두 주먹을 쥐고 일어서보려는 우리네 삶, 우리 주변의 삶 얘기다.
우리는 ‘주먹'을 보러가는 게 아니라 그들의 주먹으로 떨어지는 ‘땀'과 ‘눈물'을 보러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33세의 젊은 감독 류승완이 사석에서 던지는 한 마디가 의미심장하다.
“이젠 내겐 영화가 아니라 삶이 중요하다!"
|김정욱 CAMF 영화·영상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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