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씨네마천국/

아일랜드

더이상 영화소재가 아닌 ‘복제’
영원한 삶에 대한 인간의 갈망

요즘은 할리우드영화보단 한국영화가 확실히 재미있다. 오히려 할리우드영화가 별로다. 내용도 식상하고 표현도 식상하고 할리우드의 최고 이야기꾼 ‘스티븐 스필버그'마저도 나이 탓인지 배가 부른 탓인지 요즘은 너무 재미없다. 그의 최근작인 [우주전쟁]을 보면 알수 있듯이.
여기에 그래도 나름대로 CF적, 뮤비(뮤직비디오)적 감각으로 무장하고 무차별 때려 부수는 매머드급 액션에 적당히 감동 주는 이야기까지 섞을 줄 아는, 그래서 지금까지 승승장구를 달려온 한 중견 감독이 있다. 바로 「더 록(The Rock)」, 「진주만(Pearl Harbour」의 ‘마이클 베이(Michael Bay)'다.
그가 올해 들고 온 영화는 바로 「아일랜드(The Island)」. 마치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복제'를 의식하고 만든 양, 영화는 인간복제의 악영향을 정면으로 다룬다.
갓 콤플렉스(God Complex-주로 의사 등의 전문직의 천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신의 것과 동일시하는 정신과의 한 질병) 충만한 미국판 황우석, ‘메릭(숀 빈)'과 그의 스너피(Snuppy) ‘링컨 6-에코(이완 맥그리거)', ‘조던 2-델타(스칼렛 요한슨)'의 대결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다. ‘메릭'은 부와 명예의 지속이라는 자본주의적 생존이, ‘링컨'과 ‘조던'은 생명의 지속이라는 인간 근원적 생존이 이 대결의 목적이다.
「아일랜드」는 우리에게 두 가지 철학적 화두를 던진다. 하나는 앞에서도 언급한 소재, ‘인간복제'다.
‘황우석'이라는 세계적 의학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서 이 소재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은, 상당히 근접한 것이다.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복제 강아지 ‘스너피(Snuppy-Seoul University Puppy)'에 대한 윤리적 불안감의 현실화가 바로 이 영화 「아일랜드」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삶과 젊음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스너피'를 곧 ‘링컨 6-에코'와 ‘조던 2-델타'로 발전시켜 놓을 것임은 자명하다. 그리한다면 우리의 ‘황우석' 박사도 「아일랜드」의 ‘메릭'이나 성경의 ‘적그리스도'가 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음은 비단 나 혼자만의 망상일까.
또 하나의 철학적 이슈는 영화의 후면에 내재되어 있는 삶과 죽음, 인간과 신의 관계이다. 복제인간들이 갈망하는 꿈의 땅, ‘아일랜드'는 마치 인간들이 갈망하는 ‘천국'과 다름없다. 도덕적, 육체적 절제가 가져다 줄 영원한 행복의 천국 ‘아일랜드'.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건 필요한 장기만 떼어진 채 쓰레기로 버려지는 처참한 죽음 뿐. 우리가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면, 우린 그들에게 신이며, 결국 우리에게 신의 존재도 ‘우리'와 다를 바 아닐 것이다.
영화 「아일랜드」는 재미있다. 스피드 파워 액션의 천재감독답게 영화의 액션은 빠르고 강하다. 하지만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는 재밌기 보단 오히려 소름끼치고 무섭다. 그건 아마도 ‘복제인간'은 이제 단순한 ‘영화' 소재가 아니며 나도 죽음보단 삶에 집착하는,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욱 CAMF영화ㆍ영상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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