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전형적인 헐리우드 버디 형사물

지난 일요일, 머리도 복잡하고 할 일은 많은데 탁 필(feel)은 안 오고 해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동네 극장으로 갔다. 원래는 [킹콩]을 보러 갔었는데, 다 매진이고 남은 영화는 [작업의 정석]과 [싸움의 기술]. 원래 ‘손예진'씨 보다는 ‘백윤식' 씨를 더 흠모하던 터라 - 배우로서 말이다 - 당연하게도 선택은 [싸움의 기술]로 갔다.
영화는 옛날 옛적 헐리우드 십대물 플러스 액션물인 [가라데 키드]와 한국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기본 틀로 해서 전형적인 헐리우드 버디 형사물의 장르의 틀을 따랐다. 즉, 선배와 후배, 고수와 하수, 가르치는 자와 가르침을 받는 자, 그 둘 사이의 묘한 남성 로망을 다루고 있단 얘기다. 어디서 본 듯 한 얘기와 분명히 어디서 본 장면들로 영화는 시종일관 진행된다. 지금 무슨 얘기냐고? 영화 재미없단 얘기냐고? 그렇다. 영화는 뻔한 얘기에 뻔한 장면들로 가득 차 식상하고 때로는 지루하다. 영화에서 ‘지루'란 사형선고와 같다.
그러나 여기에 그 모든 것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절대고수적 요소가 있으니... 바로 내공백배 백윤식 선생의 출현이시다.
[싸움의 기술]은 바로 백윤식의 백윤식에 의한 백윤식을 위한 영화다. 그렇다고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처럼 무리한 수를 두지 않는다. 장르영화의 법칙에 충실하며 교과서대로 진행한다. 백윤식의 결코 영화를 넘어서지 않는 평형과 조화의 연기는 [게임의 법칙]이나 [그때 그사람들]에서 입증된 바 있다.
사실 [싸움의 기술]은 제목 그대로 싸움에서 무조건 이기는 법을 가르치는 한 마디로 비교육적인 영화다. 영화는 시종일관 싸움에 이기기 위해선 반칙도 흉기도 비겁함도 잔인함도 다 용서된다고 말하고 있다.
전설의 은둔고수 ‘백윤식'이 초절정 부실고딩 ‘재희'에게 말한다. “싸움에 룰이 어딨고 반칙이 어딨어?" 맞는 말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싸움 자체가 잘못인데 잘못 안에서 다시 옳고 그름을 따진다는 것이 말은 안 된다.
예전에 누군가가 인생은 싸움의 연속이라고 지껄이던 게 생각난다. 여기에 또 나의 황우석식 궤변적 연산 이론을 접목시킨다면, 인생이란 룰로 반칙도 없이 무조건 이기기만 하는 한판의 쌈박질이 된다. 암튼 뭐든지 이기는 게 좋은 건 사실이다. 지면 얼마나 쪽팔린가? 오늘 하루도 우리 모두는 쪽팔리지 않으려고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 우리 스스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하루하루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 이것이 인생이란 싸움에서 이기는 기술이라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김정욱 CAMF영화ㆍ영상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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