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우리 주변에 잊고 살았던 불우한 이웃들을 한번쯤 돌아보는 계절이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남구에 소재한 장애인시설 몇 곳을 둘러 보았다. 


따뜻한 관심이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요

섬김의 집

남구 주안2동에 소재한 섬김의 집(시설장 오현철)은 지체 장애인과 뇌병변 환자들이 함께 살고 있는 장애인생활시설이다. 총 17명의 입소자들이 있는 이곳은 1994년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을 모아 따뜻한 거처를 마련해 준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후 국가적 시책에 의해 인가시설로 전환, 가정집을 개조해 3층으로 꾸며 놓았다. 이곳 입소자들은 대개 일반 입소자의 경우 가족들이 타 시설을 먼저 둘러보고 결정하면 들어올 수 있고 수급자의 경우 동사무소나 타 기관에서 연계해서 들어올 수 있다. 이곳에 처음 터를 잡을 때만 해도 근처 주민들과 견해 차이로 약간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주는 사람들도 이웃이라고 한다.

시설장 오현철 씨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재정적 문제를 들었다. 구에서 일부 지원해 주는 것으로는 17명의 입소자들을 제대로 보살피는 것이 어려워 주변 지인들을 통한 후원의 손길로 살아간다고 했다.

좋아서 이 일을 한다는 오 시설장은 이곳에 와서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협조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남구자원봉사센터와 사회복지실습생들, 일반 순수 봉사자들의 참여로 이·미용은 물론 목욕 도우미까지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근처 주민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섬김의 집은 옥상녹화를 해 정서적으로 좋은 생태현장이 될 뿐 아니라 입소자들과 주민들과의 교류의 장으로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오 시설장은 내년도에는 꿈이 있다고 한다.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한 시설이라서 3층까지 올라가려면 현관문 밖으로 나 있는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입소자들의 불편이 크다고 한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싶은데 엄청난 예산으로 그저 꿈만 꾸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섬김의 집 전화 032-866-6579)


어울림의 집

기자가 찾아가는 날은 겨울을 재촉하는 진눈개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노란 앞치마가 잘 어울리는 50대 중반 온화한 표정의 부인이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이곳 숭의2동 어울림의 집에 기거하는 입소자들의 대모이면서 시설의 자잘한 업무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장명화 재활교사이다.  이런 시설들이 대부분 허술한 외양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이곳은 최신 건물로 그 넓이도 크고 깨끗했다. 건물을 신축하게 된 동기가 특이하다. 시설장 장명석의 모친 소유 집 2채를 팔아서 지금의 건물을 올렸는데 가족들 모두가 어렵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현재도 살고 있다고 한다. 물론 건물을 지을 때도 한푼의 후원 없이 모든 자금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이곳 입소자들 6명은 뇌성마비나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중증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장 교사는 이들의 체질이나 건강상태에 따라서 식사를 만들고 있는데 하루에 무려 7번 식사를 해야 하는 입소자도 있다.

장 교사는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게 인간사이다. 무엇에 욕심을 내겠는가.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면 나눌 게 없지 않은가. 이쪽 일을 30년을 해 왔는데 이게 천직인가 싶다.”고 말했다. 말하는 도중에도 환자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모습에서 가족같은 온기가 전해진다. 독지가들의 후원을 묻자 어두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쉰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전 낡은 집에 있을 때는 동네 주민들이나 먼 곳의 독지가들이 알음알음으로 작은 후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고구마 한상자라든지 반찬, 각종 야채나 과일, 기저귀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가진 거 다 털어 새집을 짓고 입주한 다음부터는 그야말로 후원의 손길이 뚝 끊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금이 더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인데도 건물이 번듯하니 부자로 보여서 일거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올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너무 쓸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도우미 없이 장 교사 혼자서 음식 만들고 먹이고 재우고 청소하는 모든 일들을 해왔다고 한다. 이유는 지속적으로 봉사자들이 찾아와주면 좋은데 몇 번 왔다가 다른 봉사자로 바뀌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어린 환자들은 혼란스럽고 힘들어 해서 일부러 받지 않는다고 한다.

시설장 장명석씨가 업무차 출장가고 없는 공간을 혼자서 수 십 가지 일을 해치우며 입소자들을 돌보고 있는 장 교사는 새해 소망을 묻자 이런 시설이 많이 생겨서 춥고 아픈 사람들이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한 이런 작은 마음들이 모여 민들레 씨앗처럼 전국 곳곳으로 퍼져 가서 현실에서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한 날이 오기를 바란다며 끝을 맺었다.  (어울림의 집 전화 032-883-7029)

|최향숙 기자

essaychs@yahoo.co.kr



사랑의 선물나눔 축제, ‘사랑나눔 바이러스’

지역사회의 훈훈한 사랑의 선물, 어려운 이웃들의 세 번째 따뜻한 겨울나기


연일 뉴스를 통해 전해오는 경제적 어려움에 관한 소식들로 올 겨울은 그 어느 해 보다 유난히 춥고 어려운 시기이다. 이렇게 사회 전반에 경제적 어려움이 닥쳐올 때면 생계 자체를 위협 받는 우리 이웃들이 더욱 많아지는 반면, 그들을 돕는 손길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 4일 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조흥식)은 인하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지역 내 저소득 가정 500세대에 약 5,000만원 상당의 맞춤형 겨울용품을 전달하는 사랑의 선물나눔 축제인 ‘사랑나눔 바이러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세 번째로 진행됐고 1세대에 10만원 상당의 개별욕구에 따른 연탄, 히터, 전기장판, 이불 등을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방문·전달하는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지역사회 참여행사이다.

이 행사를 위해 지역사회단체들이 기금 및 물품을 후원하고 사회복지직원, 지역 내 기업단체 임직원 및 개인 자원봉사자 등 약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각 가정에 전달될 겨울용품의 선물포장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 구청장은 “지역사회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지속적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의 뜻있는 활동에 박수를 보내며 본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지속적으로 펼쳐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또 직접 가정방문을 통해 선물을 전달한 최모씨는 “이번 뜻 깊은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 뿌듯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이웃들이 가슴 따뜻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복지관 관계자들이 힘써주길 바란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가 어려운 우리 이웃들에게 더욱 훈훈하고 가슴 따뜻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사랑의 선물이 됐다.

|노점순 기자

bogakhoa56@hanmail.net 



주안3동 스위트홈을 찾아서


함께 있어서 좋아요

날이 추워질수록 사람의 온기와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어머니의 따스한 품이 되어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주안 3동에 위치한 스위트 홈이다. 스위트 홈은 아동 복지시설로, 공동생활가정, 즉 대리 보호자가 그룹으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을 입소시켜 보호 양육한다. 현재 ‘스위트 홈’에서 맡고 있는 보호자는 유치원 1명에서부터 고교생 2명까지 총 7명이다. 

스위트 홈 원장을 맡고 있는 한현숙(53)씨의 말을 들어 보았다.

“아이들을 보면 다 이쁘지요. 입소 후 장성해 시집 장가를 가게 되면 그 흐뭇함은 이루말 할 수 없어요.”

스위트 홈의 방향과 취지를 물어보았다.

“아이들은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는 환경 탓으로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조금만 붙잡아주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이잖아요. 방임된 아이들은 범죄에 노출되기 쉽고 누군가 잘 돌봐줌으로 사회가 건강하게 되지요. 스위트홈은 그런 건강함을 키우는 따뜻한 공동체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생활보호대상자인 보호자 아이들은 일정의 생계비를 지원받는다. 그러나 이 생계비로는 쌀이며 식료품, 의류구입 등, 생활비를 쪼개 쓰는데 빠듯하다. 특히나 예민한 사춘기를 지나는 학생들에겐 기초 화장품이나 생리대 등 필요한 것들이 많다.

인건비와 약간의 관리비는 구청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만, 학생과 교사가 받는 지원비를 모두 합쳐도 함께 생활을 꾸려나가기에 경비가 너무나 부족하다고 한원장은 고충을 털어놓는다.

일층과 이층으로 각각 나뉜 스위트 홈 건물은 1층은 여학생들이, 2층은 남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다. 각 방은 모두 6개로, 요즘 같이 추운 겨울이면 난방을 위한 전기요금이 큰 부담이라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모금 인심마져 얼어붙은 탓인지 공동모금회에서 보내오던 약간의 월동난방비마저 끊긴 상태라 난방비에 대한 부담은 더욱 크다고 한다. 바깥 활동이 많은 아이들이다보니 추위에 견딜 수 있는 패딩 점퍼, 방한화, 혹은 보온이 좋은 극세사 이불 등을 지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스위트홈에 입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여성 복지관 등에서 일차 심사를 거쳐야 해요. 힘든 마음에 가끔 경찰서를 드나들던 아이들도 있었지요. 그때는 저 아이들을 어찌 가르켜야 하나 걱정이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이 사랑으로 변화하는 모습에 보람을 찾았어요.  퇴소하여 골수 이식도 하면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아이들도 있지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묻자 한원장은 이렇게 답했다.

“가장 힘든 점은 규정상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퇴소를 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막상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가장 마음이 아파요. 최소한 자립할 때까지만이라도 주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되었으면 싶어요. 그리고 저와 생활교사 1명으로는 방과 후 공부라든가 일손이 많이 달리는 것도 힘든 점이네요.”

한원장은 자립할 여건이 되지 못한 퇴소자를 위해 용현동에 그들 스스로 생활 할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해 주고 10여명을 돕고 있다. 공적으로 인가받은 시설이 아니라 지원금은 받을 수 없어 생활공간도 열악하고 많이 어렵다고 한다. 거기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용현동이 재개발에 들어 갈 처지라 추운 겨울 갈 곳 없는 퇴소자들의 거처가 더욱 시급하다고 한다.

점차 매서운 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하는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거리에는 모금함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 삶이 각박해지면서 나눔의 실천 또한 말라가고 있지만 올 겨울 작은 도움의 손길 하나로 모두가 따뜻한 촛불을 켤 수 있기를 바란다. (스위트홈 032-872-7914)

|안저미 기자 anmc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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