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지난 달 막을 내린 세계 최대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의 올해 중요 이슈 중의 하나는 경쟁부문에 한국영화가 두 편이나 들어가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이 그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이야 이제는 칸영화제의 단골 감독이기에 당연한 결과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임상수 감독은 지난 해 <하녀>에 이어 연속 2회 칸의 초청이기에 조금은 갑작스러우면서도 의아한 기쁨이기도 했다.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는 최근 스스로의 작품을 답습하는 영화이다.

같은 장소, 같은 주인공에 비슷한 주변인들, 비슷한 사건과 동일한 디테일의 반복은 그의 이전 영화, <북촌방향>과 같다. 또한 배우 ‘윤여정’과 ‘정유미’가 모녀지간으로 나와 빚에 쫓겨 지방에 내려오고, 작가인 딸이 시나리오를 쓴다는 ‘액자’에 해당하는 구성은 LIG 부산아트홀 개관기념으로 만든 단편 <리스트>와 동일하다. 아마도 단편을 통한 사전 실험 내지는 테스트였다고 보는 편이 더 옳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지루하다. 아니, 홍상수의 영화는 원래 지루하지 않냐는 반문이 있을 독자도 있겠지만, 최근의 <하하하>, <옥희의 영화>, <북촌방향>, <리스트>를 무척이나 재미있게 본 필자로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의외로 무척이나 식상하고 무료한 영화였다. 칸은 영화가 아닌 홍상수의 새 영화를 초청한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배우 ‘이자벨 위페르’이다.

이자베 위페르는 ‘까뜨린느 드뇌브’와 함께 프랑스 영화의 ‘Grand Dammes(위대한 어머니)’중 한 명으로 불리는 배우이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 16편이 칸영화제 본선에 진출했으며, 1978년 <비올렛 노지에르(Violette Noziere)>와 2001년 <피아니스트(La Pianiste)>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최고의 연기파 배우이다.

그런 그녀가 홍상수 감독이라는 이름 석자만 보고 한국으로 달려와 그의 매우 독특한 영화제작방식에 두 말 없이 철저하게 따르며 작업했다는 것은 홍상수 감독의 세계적인 위상을 새삼 실감케 한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발견이 있다면 배우 ‘유준상’이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 <하하하>와 <북촌방향>에서나 최근의 히트 드라마 등 그의 연기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있어왔지만 <다른 나라에서>의 연기는 그가 보여준 사실적 연기 중 최고였다.

프랑스의 대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의 기대주 ‘유준상’.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나라에서>는 볼만한, 아니 꼭 봐야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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