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미용실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 이제 미용실도 자리를 잡고 아이들도 웬만큼 커서 제 앞가림을 하니 무슨 좋은 일 할게 없을까 궁리를 하던 중 다른 미용사 언니로부터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다니며 머리를 깎아 드리는 미용 자원봉사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오랜만에 작지만 소중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은근히 기동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좀 먼 곳을 미용 도구를 들고 다니며 하려다 보니 자동차가 필요했다.
요즘 오토 자동차는 조금만 연습하면 면허증을 거뜬히 딸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결국에는 작심하고 운전면허에 도전하게 되었다.
,하긴 그동안 이 나이 먹도록 운전면허조차 없다는 것도 박물관에서 전화가 걸려올 일이기는 했지만. 한동안 학원에서 열심히 배워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게 됐다. 그런데 학원에서 연습하던 때와는 달리 긴장을 해서인지 자꾸만 실수를 해서 불합격이 돼 버렸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시험날짜를 잡고 또 시험을 봤는데 유난히 시동이 잘 꺼지는 차였다. 경사로에서 멈춰서고 뒤로 밀리기를 몇 차례 “OO호 탈락입니다” 그 소리는 어찌나 크게 들려서 민망하던지.
자꾸만 떨어지다 보니 내 운동신경에 슬슬 짜증도 나기 시작했고, 곧장 면허증을 따서 멀리까지 미용도구 들고 가서 좋은 일 하겠다는 자신감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눈에서는 눈물이 다 났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그렇게 우여곡절을 넘어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결국에는 5번 만에 합격을 하고야 말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장미꽃을 선물 받았다. 그건 아내가 좋은 일 한다는 생각에 남편이 깜짝 이벤트를 연출한 것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초등학교 6학년 큰애의 가방을 정리하면서 아이의 일기장을 보게 됐다. 그런데, 아이의 일기장에 씌여져 있는 내용이 나를 감동시켜버렸다.
“울 엄마의 운전 실력이 형편없다. ㅋㅋ. 우리 친구들 엄마는 금방 면허 따셨다는데 울 엄마는 운전이 완전 꽝이라 너무 웃긴다. 엄마는 ‘운꽝’이라고 아빠도 놀리신다. 하지만 나는 엄마가 운전은 잘 못해도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럽다.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면허를 따려고 하시니까. 울엄마 진짜 짱이다. 운꽝이 아니라 운짱이다. 운전만 잘하는 다른 엄마들보다 너무 멋지다. 엄마가 차 사시면 내가 닦아드려야겠다”
헉!!!
내가 바르게 사는 것 같기는 하구나 하는 생각과 그 덕분에 아이들도 느끼는 바가 있구나 해서 마음이 푸근해졌다. 역시 좋은 일은 하면 할수록 나에게도 기쁨을 주는 일이 맞는가 보다. 내 일과 작지만 남을 돕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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