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13일까지 문학시어터에서는 제17회 인천 청소년연극제가 열렸다. 인천 지역 총12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보다 순도 높은 구성력과 연기를 선보인 연수고등학교 ‘자울아이’ 팀의 작품 ‘파수꾼’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한달 후, 이 작품은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제17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인천대표로 출전, 당당히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다. 인천지역 최초이자,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쾌거였다.
출품작은 ‘파수꾼.’ 윤성현 감독의 2010년 영화 ‘파수꾼’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남동문화예술회관의 ‘찾아가는 공연예술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완성되었다. 무엇보다 기존 방식의 전수가 아닌, 학생들의 창의성을 살린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이다.
작품의 키워드는 소통과 고독. 이 두 가지는 사회의 중추에서 활동하는 성인들조차도 항상 고민하고 두려워하는 부분이다. 이야기는, 학교의 소위 ‘짱’인 기태의 죽음을 두고 그 진상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되어 있다. 학교 짱이라는 것은 일종의 권력이며 또래 집단의 절대자라 할 수 있다. 그런 그를 자살로까지 내몰게 한 절망이 존재한다는 것. 강하지만 고독한 권력자보다, 나약해 보여도 다수의 군중이 가진 보이지 않는 가학성. 그것은 절대적인 폭력으로 작용하여 울타리 밖의 인간의 심장을 뜯어먹는다. 작품은 그 점을 너무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주고 있다.
짱이지만 가장 무력한 존재, 친구라 믿었던 아이들이 하나씩 멀어져가면서, 점점 고독해진 주인공은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매달리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차가운 비웃음뿐. 결국 자신이 벌거벗은 임금님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은, 촛농의 날개를 잃고 추락한 이카루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문제는 이런 위태로움을 연극적으로 어떻게 재현해낼 것인가. 빈 선로가에서 야구를 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어른들이 깔아놓은 선로 언저리를 배회하는 연약한 영혼들로 보였다. 이런 상징성을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결론부터 말하면 기우였다는 것.
저런 고독을 언제 겪어보았을까 싶을 정도로 학생들은 깊이와 상처가 느껴지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거의 폭격에 가까운 미디어의 난립으로 소통에 익숙치 못한 학생들이 늘고 있는 지금,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문제를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곧 그들이 성인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사회의 한 가운데에 이미 서 있으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로도 보였다.
연극과 영화는 다른 언어와 개념을 가진 분야라, 해체 및 재구성에 있어 다양한 제약을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전문 제작진 없이 이런 과정들을 스스로 풀어낸 지도교사와 강사, 그리고 무엇보다 연수고등학교 학생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번 수상결과는 중요한 성취예가 되어 학생들의 앞으로의 인생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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