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미추홀2030년’, ‘인천정명600년’의 역사적인 무대였던 남구지역은 2014년 갑오년, 또 다른 100년을 향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남구에 현존하는 역사문화유산을 보존해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를 우리시대에 활용하면서 파생되는 유무형의 문화유산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문화유산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또 다른 역사이야기로 남게 된다. 문학산을 중심으로 둘레길을 조성하고 여기에 얽힌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나 알렌별장 터의 옛 전도관 자리에 문화예술인 마을을 조성하는 것 등이 그런 사례가 될 것이다.
인천의 문화유산들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문학산이다. 문학산이 어떤 곳이었는지 재음미해 보는 것은 이 시대 인천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남구민만의 몫은 아닐 것 같다.
문학산 일대는 바다와 인접한 자연·지리적 조건으로 인하여 일찍부터 사람들의 생활터전으로 활용되었던 곳으로 선사시대는 물론,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유적인 고인돌이 군집되어 있으며, 각종 석기류와 무문토기편 등이 출토되고 있다. 또한 삼국시대 이래 문화, 행정의 중심지가 이 일대에 형성됨에 따라 역사시대유적이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기도 하다.
비류가 지금의 남구지역을 정착지로 삼았던 것은 인천지역이 서해안 해상교통의 요충지였던 점, 당시 소금이 주요한 산물로 해상교역망을 장악함으로써 정치적 성장을 꾀하려 했을 것이라는 점 등으로 설명된다. 또 보다 뒷 시기인 1871년 신미양요가 일어났을 때 인천도호부의 임전(臨戰)상태를 기록한 『소성진중일지(邵城陣中日誌)』에, “영남과 호남의 세곡과 관서지방의 배들이 반드시 이곳을 지나서 운항하여야 하니(중략) 이 읍은 바다의 입구이고 요충지이며(…) 심도(강화)는 왼쪽에 있고, 화성은 오른쪽에 있으니 가슴과 배에 해당되는 중요한 땅이며 팔꿈치와 겨드랑이에 해당되는 곳이다.” 라고 하여 교통은 물론, 국방상으로도 중요한 지역임이 언급되고 있다.
문학산은 속칭 배꼽산으로 불리는 주봉 문학산을 중심으로 노적산, 연경산, 수리봉, 길마산 등 5개의 봉우리가 동서로 일렬횡대를 이룬 약 2.5km 길이의 산맥으로 이어져 있다. 동쪽으로는 남동염전의 갯벌, 도장리에서 승학천을 따라 승기로 이어지는 저지대가 고대에는 바닷물이 들어오거나 습지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문학산과 승학산이 이루는 관교동, 문학동 분지는 섬과 같은 지리적 환경을 이루고 있어 초기 국가단계의 도읍으로는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문학산성은 도읍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유사시의 피난처로 기능하였던 것이다.
문학산이라는 명칭은 산세의 형상이 학(鶴)이 날개를 펴고 앉은 것 같다고 해서 학산(鶴山)이라고 불렸다지만, 사실은 학산서원(鶴山書院)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 학산서원은 인천부사 이단상(李端相)을 추모하기 위해 숙종 34년(1708)에 건립되어 ‘학산’이란 액호를 받았다. 이 ‘학산’이라는 명칭에 문학산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향교와 학산서원이 학문을 강학하는 곳이므로 ‘문(文)’자를 합쳐 문학산(文鶴山)이라 한 것이라 여겨진다. 이는 18세기 중엽에 펴낸 『여지도서(輿地圖書)』에 문학산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2014년 갑오년 인천시의 화두가 ‘동주공제’(同舟共濟)이다. 함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가자는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이 화두는 비류의 미추홀 정착으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인천인의 개척정신을 통해 실현해 가야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산이 바로 인천인의 개척정신이 응축된 역사적 보고(寶庫)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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