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직장상사 비서간 독특한 인간적 관계 설정
배우들 멋진시선 대사 일중독 연기 매력적


국내시장에서의 한국영화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올해 볼만한 할리우드 영화를 꼽으라면 ‘마이클 만' 감독의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와 ‘데이빗 프랭클' 감독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선택하겠다.
전자가 두 마약담당 형사간의 의심할 수 없는 우정을 쿨(Cool)하게 그렸다면, 후자는 직장 상사와 비서간의 인간적인 관계를 쉬크(chic)하게 그린다. 전자가 ‘콜린 파렐'과 ‘제이미 폭스' 동세대 두 배우의 ‘남성다움'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라면, 후자는 ‘메릴 스트립'과 '앤 헤더웨이'의 세대를 뛰어넘는 ‘여성스러움'으로 화장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가 이 영화들을 좋아하는 데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두 영화 모두가 일중독자들(Workaholic)을 다룬 영화라는 점이다.
물론 『마이애미 바이스』의 마약담당 형사들이야 그 직업의 특성상 사생활이 없고 목숨을 담보한 직업이기에 일중독이라는 표현 자체가 사치일 수 있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 ‘앤드리아(앤 헤더웨이)'는 결국 진정한 일 중독자 ‘미란다(메릴 스트립)'를 떠났으니 해당사항 없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앤드리아의 선택이 일과 사랑 간의 것이 아닌 자아실현의 것임을 상기할 때 그 범주를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뭐 필자가 지독한 일중독자이거나 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 어떤 것에도 인생을 걸만한 가치를 찾기 힘든 이 시대에서 그래도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그런 거라 해두자. 반대로 생각해 보시라. 영화가 게으름과 나태함의 극치를 달리는 주인공들로 채워져 있다면 과연 극장에서 돈 내고 볼 마음이 생기겠는가.
필자가 이 두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또 하나. 바로 배우들의 시선 연기이다. 특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마지막 장면. 떠난 앤드리아와 미란다가 뉴욕의 시내에서 마주친다. 예의 무시함으로 차에 탄 후의 미란다의 시선. 몇 초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영화가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바를 순간적으로 함축하는 멋진 장면이었다. 이어 특유의 매력적인 오만함으로 기사에게 던지는 한 마디, “Go!(출발해!)". 상대방과의 대화를 일방적으로 끊으며 무시의 극치를 던져주는 “That' all!(끝이야!)"과 함께 기억에 남는 대사다.
이처럼 대사 없는 표정이나 지극히 일상적인 대사 하나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은 바로 진정한 배우들의 힘에서 나온다. 아직 한국영화가 할리우드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게 있다면 바로 이런 진정한 배우들의 눈빛과 한 마디의 대사가 아닌가 싶다.

|김정욱ㆍ청소년미디어센터 영화영상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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