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기(うなぎ)>와 <간장 선생(カンゾ-先生)>의 일본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1926~2001)’가 사망하고, 헤모글로빈의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스스로의 작품을 재탕하는 슬럼프에 빠진 일본 예술영화계의 현재를 이끄는 감독은 단연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이다. 칸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세계영화제의 무수한 초청과 상을 받고 있는 이 일본감독의 근작들의 화두는 바로 ‘가족’이다.
주인공 ‘야기라 유야’에게 칸국제영화제 사상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안겼던 2004년 작품 <아무도 모른다(誰も知らない)>와 바로 전작 2011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奇跡)>이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현대 일본의 가족을 다뤘다면, 이 작품은 이제 막 아이들을 키우기 시작하는 부모의 시각에서 가족의 의미를 짚어본다는 점에서 2008년 작품 <걸어도 걸어도(歩いても 歩いても)>와 결을 같이 한다. 딸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삶과 죽음의 모습을 담은 ‘마이 스나다’감독의 다큐멘터리 <엔딩 노트(エンディングノート)>의 제작을 하기도 했으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적 핵심은 현대 일본 가족의 의미임에는 틀림 없다.
영화는 착하고 순한 아들 그리고 사랑스런 아내와 함께 만족스런 삶을 누리고 있는 성공한 비즈니맨 료타가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며 시작된다. 지난 6년 간 키운 아들 케이타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고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충격적 사실로, 료타는 삶의 방식이 너무나 다른 친아들의 가족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과 아들, 자신과 아버지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심각한 고민과 갈등에 빠진다. 과연 가족을 이루는 건 ‘피(血)’로 대변되는 혈육인가, 6년간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 바로 ‘정(情)’인가.
감독의 영화적 백미인 시각적 거리 두기와 감정의 절제는 이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리고 료타 주변의 등장인물의 명대사들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아버지란 일도 다른 사람은 못 하는 거죠!”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부모가 함께 해주는 시간! 시간입니다!”
“닮았으니 안 닮았으니 소릴 하는 건 자식과 통하는 게 없는 남자들 뿐이다!”
아버지는 자식을 낳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을 키우며 시간을 함께 하며 소통할 때 비로소 되는 것이다. 우리 남자들은 그렇게 아버지가 되야 한다.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올해 최고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감동은 12월 28일 오후4시에 영화공간주안의 올해 마지막 특별전인 <제8회 사이코시네마 인천>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에 앞서 오후1시 30분에는 감독의 전작 <걸어도 걸어도>가 상영된다.
미추홀구 나이스미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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