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종합

다세대주택과 일반주택이 밀집한 지역은 누군가 몰래 버린 불법 투기 쓰레기 문제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는 곳이 많다. 동네가 지저분해질 뿐만 아니라 악취도 풍긴다. 이웃 간에 서로 의심을 하기도 하고 다툼도 종종 벌어진다. 동네 환경 문제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해결한 곳이 있다. 용현1.4동 통두레 ‘아리마을’과 주안3동 통두레 ‘그림꽃’은 몇몇 주민의 작은 움직임으로 마을을 확 바꾼 사례다.심혜진 명예기자 꽃으로 가득한 우리 동네 예쁘죠? 용현1.4동 통두레 ‘아리마을’ 김영례(69) 용현1.4동 2통 통장이 사는 동네엔 골목마다 꽃들이 가득하다. 국화와 금잔화, 과꽃, 백일홍 등 초가을 꽃들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집안에서 기르던 화분 집 앞에 내놓은 거예요.”용현1.4동은 2000년대 중반 재개발 문제로 술렁였던 곳이다. 주민들 의견은 찬반으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재개발 조합과 관련해 통장 몇몇이 한꺼번에 통장직을 내놓았다. 이 와중에 김 씨가 2통 통장을 맡았다.“개발이 되든 안 되든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야 되지 않나 싶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동네 사람들이 예전처럼 잘 지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때, 지나가던 사람들이 김 통장의 집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담 벽에 핀 꽃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그는 ‘이거구나!’라고 생각했다. “1994년 이사 온 후부터 해마다 담 벽에 사피니아 꽃을 심었어요. 사람들이 ‘예쁘다, 예쁘다’하면서 보더란 말이죠. 다른 집들도 이렇게 하면 동네가 좀 좋아지지 않을까 해서 사람들한테 ‘집안에 있는 화분 좀 밖에 내놓고 같이 보자’고 말하기 시작했어요.”처음 주민들은 선뜻 화분을 내놓지 않았다. 잃어버리거나 화분이 상할 것을 염려해서다. 하지만 김 통장의 권유에 거실의 화분이 마당으로, 마당의 화분이 대문 밖으로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화분을 매개로 이웃 간에 많은 대화가 오갔다. 닫혔던 마음에도 햇살이 찾아들었다. “이젠 집집마다 제일 예쁜 걸 밖에 내놓는다니까요.” 그가 환하게 웃었다. 구청에서 통두레를 제안해 ‘아리마을’이란 이름도 지었다. 6.25 전후 실향민들이 임시로 모여 살다가 돌아가지 못한 채 그대로 마을이 되어 ‘쓰리고 아리다’는 뜻이다.2016년 봄을 맞아 김 통장이 사피니아 꽃을 구입해 주민들과 나눴다. 가을이 되어 동네에 꽃이 가득 피었을 때 자연스레 축제 이야기가 나왔다.“1년 동안 꽃 가꾸면서 잘 지냈으니까 잔치 한 번 열자고 했죠. 모여서 밥을 같이 먹으면 그게 축제고 잔치잖아요?” 누군가 풍물을 치겠다고 나섰다. 풍물패가 길놀이로 동네를 돌고 동네 주차장에서 밥 한 끼를 나누는 사이 ‘제1회 아리마을 꽃축제’가 마무리됐다. 2회 축제에선 바자회도 열었다. 올해도 축제는 이어졌다. “바뀐 걸 보면 너무 좋죠.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지금도 누구는 ‘화분 잃어버렸다, 누가 훔쳐갔다’ 하는 등 소소한 일들이 생기지만 그래도 좋은 게 훨씬 많으니까 계속 이어지는 거겠죠. 옆 동네로도 계속 퍼져나가면 좋겠어요.”주민과 함께 그린 알록달록한 벽화주안3동 통두레 ‘그림꽃’용현1.4동에 꽃이 있다면 주안3동엔 벽화가 있다. 이혜숙(46) 씨는 통두레 ‘그림꽃’을 만들어 동네 곳곳에 벽화를 그린다.“처음엔 용현동에서 벽화 그리는 일을 도왔어요. 하다 보니 우리 동에도 필요한 곳이 많더라고요. 통두레를 만들고 활동을 시작했죠.”주안3동 행정복지센터 입구와 신라아파트의 벽화가 그림꽃의 작품이다. 그는 무엇을 그릴지 주민들과 함께 결정하고 벽화 그리는 작업에도 늘 주민과 함께 하려 애쓴다. 신라아파트 벽에 그려진 물고기들은 인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한 마리씩 그린 것이다. 벽화 한쪽엔 작업에 참여한 아이들 이름이 빠짐없이 적혀 있다.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던 곳이 알록달록한 벽화로 화사해졌다.“전문가가 하면 섬세하고 완성도 있게 그릴 수 있겠지만 마을에는 썩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며칠에 걸쳐 작업하는 과정을 이 동네 주민들이 다 지켜보시거든요. 힘든 작업에 주민들이 참여하고, 어린아이들이 직접 그림 그린 곳에 쓰레기를 버리긴 쉽지 않겠죠. 물론 여전히 버리는 사람이 있지만 주민들이 관리를 하시더라고요. 이것만 해도 큰 변화라 생각해요.”그는 벽화를 그린 아이들이 자신의 그림을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 “앞으로도 주민들과 좋은 벽화 많이 그리고 싶어요. 내가 사는 동네를 내가 가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라고요. 작은 사탕껍질 하나 버리지 않는 동네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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