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동 109번지, 전시로 만나다
미추홀구에 오래 살아왔던 이들에게는 익숙할 숭의동 109번지,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옛 추억이 됐다.
인천시립박물관은 마을과 골목길을 기억하기 위해 <골목-남겨진 기억>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8월14일까지 1층 한나루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숭의동 109번지, 전도관 구역은 과거 1890년대 선교사이자 의사로 초대 주한 미국 공사를 지낸 ‘알렌’의 별장이 있던 곳이다.
알렌이 미국으로 돌아간 후, ‘공사집’, ‘선교사집’으로 불리며 학교로도 사용됐지만, 1956년 별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금의 천부교 전도관 건물이 세워졌다.
이후로 신발공장, 교회 건물 등으로 쓰이다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받았다. 하지만 오랜 세월과 재개발에 못 이겨 숭의동 109번지는 현재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3월 철거가 시작되기 전,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사들은 연장을 챙겨 들고 이 일대 빈집의 나무 대문, 꽃 창살, 각종 표찰 등을 떼 왔다. 오랜 세월을 함께했던 마을과 골목길들, 하지만 그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사라져 가는 것을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골목-남겨진 기억> 전시를 기획했다.
오랜 시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물건들은 철거와 함께 사라질 위기에 놓였으나, 박물관으로 옮겨와 유물이 됐다.
좁은 골목 사이사이 풍경은 사진으로 기록됐으며,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면 화면이 나오지 않아 조절해야 했던 지붕 위 안테나는 전시실 입구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해준다. 누군가에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게 해 준 현관 문패는 개성 있게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됐다.
미추홀구에서 오래 살아온 이들에게는 익숙한 장소와 전시이기에 색다른 눈으로 전시를 만나보기 좋다.
모르는 이들은 숭의동 109번지에 대해 짧게 알아가면 더욱 전시를 바라보는 의미와 눈이 깊어질 것이다.
이번 전시는 8월14일까지 인천시립박물관 1층 한나루갤러리에서 진행되며, 이제는 사라진 숭의동 109번지를 조금 더 특별하게 기억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립박물관 440-6750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 ~ 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