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내린 눈과 함께 전통 가옥의 멋스러운 자태를 한 무형문화재 전수관. 그곳에서 혼과 열정으로 단청 작업을 해온 인천시 무형문화재 제 14호 단청장 정성길 선생을 만났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국을 돌며 장인정신 하나로 대 사찰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단청 작업을 했던 그다.
영종도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 어른이 모두 불교신자였던 연유로 어릴 때부터 천년고찰 `용종사에 자주 드나들었다. 서까래를 장식한 단청을 올려다 볼 때면 시선을 떼지 못하고 한참동안 넋을 잃고 쳐다 볼 정도로 단청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한다.단청 그리는 일을 하고 있던 동네 형을 무작정 따라다니다 단청 분야에서 전국에서 가장 손꼽혔던 통도사 혜각 스님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을 알게 돼,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단청을 하겠다고 나서자 부모님의 반대가 무척이나 심했다. 결국 모든 것이 부처님의 뜻이라 여기고 받아들이셨다고 한다.단청 작업을 하겠다며 후미진 산골 사찰에 들어가 2~3개월씩 나오지 않는 그에게 주위사람들은 모두 미쳤다고 수군거렸지만 밤낮없이 단청에 매달렸다.그렇게 지내기를 10여년. 1980년대 중반 무렵부터 화공, 도금, 옻칠 등에서 기능자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지난 2004년 인천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데 이어 2005년엔 문화재청 단청 상시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단청은 색칠작업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해서 국내 이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1천 여명에 이르지만 건축물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고려해 디자인, 감독할 수 있는 사람은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전국의 사찰을 다니며 30년간 무려 100여 곳에서 단청을 제작했고 직지사 통도사 해인사 화엄사 등 유명 대찰의 단청불사에 동참했다
선생의 작품은 전체 균형미와 섬세하고 정교한 금초 문양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단청은 단순히 색을 잘 표현하고 문양을 정교하게 그리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단 한 곳의 틈도 있어선 안 되고 색채와 문양이 건축물 전체에서 완벽하게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한다.선생 역시 처음엔 색채의 황홀함에 빠져 정교하게 색을 칠하고 문양을 그리는데 몰두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깔과 문양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문양들의 크기와 배열이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전체를 망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치를 터득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단청 작업에 있어 가장 필요한 덕목은 혼이라고 강조했다. 선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기울이고 혼을 쏟아 넣어야 바라보는 이들에게도 전해져 건축물이 더욱 아름답고 경건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단청장이 된 이후 또 다른 분야에서 단청의 세계를 넓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청을 하면서 오래된 건축의 부재들이 버려지는 것을 안타까이 여긴 선생은 이를 수집, 혜명단청박물관을 개관했다. 지난 2009년 중구 신포동에서 문을 연 박물관은 단청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다.단청이 전통방식에만 매여 시대와 호흡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선생은 최근 단청의 현대화, 대중화 작업에 앞장서고 있다.현대적인 단청 문양을 만들어 내고 서양화의 유화 채색방식과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을 사용, 종이와 삼베에 나무와 기왓장 등에는 단청 문양을 응용한 꽃이나 십이지간 작업을 시도했다.
"많은 이들과 단청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어요. 지금까지 단청에 매달려온 열정을 불태워 우리 전통미술 단청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평생을 단청에 매달리며 장인의 길을 꿋꿋이 가고 있는 선생. 이젠 단청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대중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그로 인해 아름다운 전통의 맥은 이어지고 있다.
강현숙기자 power57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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