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오늘도 엄마의 벼락같은 고함소리에 잠을 깼다.
아, 엄마는 왜 좀 다정하게 깨워주지 못하지? 신경질 나. 마녀 같으니. 친구가 데리러 왔다. 빨리 학교에 가야지. 어제 열심히 짠 개그를 보여주고 싶어.
앗, 수정이다! 왜 쟤만 보면 이렇게 가슴이 설레고 말이 꼬이는 걸까.
저기, 수정아. 실은 내가 오늘 재밌는 개그를 생각했거든. 들어볼래?
그 때 등장한 덕구. 아, 이 자식은 꼭 내가 수정이랑 말만 걸려면 끼어든단 말야. 깡패 같은 자식. 분명히 나중에 인간쓰레기가 될 거야.
그러지 마, 곧 외계인이 와. 영진이 녀석은 뭔가 좀 이상해.
근데 오늘 또 토끼가 죽었다며? 대체 누가 자꾸 동물들을 죽이는 거지?
"복잡해! 우린 아직 어른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인생이 복잡한 거야?"
20년 후. 이제 37살이 된 소년은 연극배우가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치킨집을 하고 있고, 늘 외계인을 기다리던 영진은 어린애를 유괴했다가 감옥에 갇혀 있다. 수정은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놀라운 것은 덕구. 그는 편의점 사장이 되었다. 아, 저 자식 깡패나 될 줄 알았더니.
덕구는 옛 친구를 보자 무릎을 꿇고 어린 시절의 잘못을 사과한다. 어떡하라구, 제기랄, 난 정말 억울했는데. 허탈해 하늘을 보고 만다. 이제 와서 화풀이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러고보니, 난 수퍼맨이 되어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고 싶었지.
소년은 쓸쓸하게 웃는다. 중학생 시절, 어른들의 눈에는 어리게 보였겠지만 우린 나름대로 치열했고 갈등도 많았고 복잡했다.
이제 서른 일곱. 아직도 인생은 불안하다. 그래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자. 세상의 중심은 내가 아니지만,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니까.
극단 연미의 신작 소년B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다. 특별한 스토리도 결말도 없다. 하지만 너무도 평범했기에 특별해지고 싶었던 소년의 모습. A가 아닌 B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지난 시절이다.
이 작품의 작가 시바 유키오는 2010년 기시다희곡상을 수상한 일본의 젊은 연극인이다. 일본에서 겪었던 소년시절을 연극화하여 일본에서 크게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한국에선 초연. 연미 이성권 연출의 상상력으로 코믹하면서도 역동적인 무대로 완성되었다.
본 작품 소년B는 현재 문학시어터의 공동기획전 마지막 작품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엔 힘들게 극장을 찾아주신 분들을 위해 관극 후, 배우들과 약간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 공연이 끝나고 잠시 남아 실제 연극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배우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왜 이런 장면이 나왔는지에 대한 소소한 질문들과 함께 일종의 워크샵을 진행하는 것이다.
연극인으로서, 이런 기회는 보물 같다. 자극적인 미디어에 젖어 있는 청소년들이 이러한 아날로그의 감성을 알아주기 바란다. 가상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과 가장 가까운 마음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모니터 화면으로 보는 커피 한잔과, 눈앞에 놓인 진짜 커피 한잔의 차이이다. 그 향과 그 맛을 느껴주기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본질을 논하는 힘이 된다.
리얼로 살기 위해서는 리얼의 감성을.
그 해결책이 연극에 있다고 믿는다. 연극인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아, 엄마는 왜 좀 다정하게 깨워주지 못하지? 신경질 나. 마녀 같으니. 친구가 데리러 왔다. 빨리 학교에 가야지. 어제 열심히 짠 개그를 보여주고 싶어.
앗, 수정이다! 왜 쟤만 보면 이렇게 가슴이 설레고 말이 꼬이는 걸까.
저기, 수정아. 실은 내가 오늘 재밌는 개그를 생각했거든. 들어볼래?
그 때 등장한 덕구. 아, 이 자식은 꼭 내가 수정이랑 말만 걸려면 끼어든단 말야. 깡패 같은 자식. 분명히 나중에 인간쓰레기가 될 거야.
그러지 마, 곧 외계인이 와. 영진이 녀석은 뭔가 좀 이상해.
근데 오늘 또 토끼가 죽었다며? 대체 누가 자꾸 동물들을 죽이는 거지?
"복잡해! 우린 아직 어른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인생이 복잡한 거야?"
20년 후. 이제 37살이 된 소년은 연극배우가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치킨집을 하고 있고, 늘 외계인을 기다리던 영진은 어린애를 유괴했다가 감옥에 갇혀 있다. 수정은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놀라운 것은 덕구. 그는 편의점 사장이 되었다. 아, 저 자식 깡패나 될 줄 알았더니.
덕구는 옛 친구를 보자 무릎을 꿇고 어린 시절의 잘못을 사과한다. 어떡하라구, 제기랄, 난 정말 억울했는데. 허탈해 하늘을 보고 만다. 이제 와서 화풀이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러고보니, 난 수퍼맨이 되어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고 싶었지.
소년은 쓸쓸하게 웃는다. 중학생 시절, 어른들의 눈에는 어리게 보였겠지만 우린 나름대로 치열했고 갈등도 많았고 복잡했다.
이제 서른 일곱. 아직도 인생은 불안하다. 그래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자. 세상의 중심은 내가 아니지만,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니까.
극단 연미의 신작 소년B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다. 특별한 스토리도 결말도 없다. 하지만 너무도 평범했기에 특별해지고 싶었던 소년의 모습. A가 아닌 B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지난 시절이다.
이 작품의 작가 시바 유키오는 2010년 기시다희곡상을 수상한 일본의 젊은 연극인이다. 일본에서 겪었던 소년시절을 연극화하여 일본에서 크게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한국에선 초연. 연미 이성권 연출의 상상력으로 코믹하면서도 역동적인 무대로 완성되었다.
본 작품 소년B는 현재 문학시어터의 공동기획전 마지막 작품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엔 힘들게 극장을 찾아주신 분들을 위해 관극 후, 배우들과 약간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 공연이 끝나고 잠시 남아 실제 연극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배우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왜 이런 장면이 나왔는지에 대한 소소한 질문들과 함께 일종의 워크샵을 진행하는 것이다.
연극인으로서, 이런 기회는 보물 같다. 자극적인 미디어에 젖어 있는 청소년들이 이러한 아날로그의 감성을 알아주기 바란다. 가상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과 가장 가까운 마음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모니터 화면으로 보는 커피 한잔과, 눈앞에 놓인 진짜 커피 한잔의 차이이다. 그 향과 그 맛을 느껴주기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본질을 논하는 힘이 된다.
리얼로 살기 위해서는 리얼의 감성을.
그 해결책이 연극에 있다고 믿는다. 연극인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