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탕탕탕, 허공에 울리는 세 발의 총성. 충청도 어느 시골 구석에 있는 우체국에서 누군가가 총을 맞고 살해된다. 여직원의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연극의 막이 오른다.
극단은 이름도 재미있는 JOBNOM. 인천, 부천 등지의 직장인들이 모여 구성한 극단으로, 직업이라는 의미의 JOB에, 놀다, 사람 등의 의미를 가진 놈을 붙여 잡놈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벌써 창단 6년째로 꾸준히 정기공연을 제작 발표해오고 있는 중견 극단이다. 배우들도 직업으로서 연기를 하고 있진 않지만 뻗어나는 소리와 몸짓이 심상치 않다. 그야말로 순수한 정열로 다져진 내공이다. 그들의 열두 번째 정기공연 하필 우체국장은 한 시골의 우체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우체국장이 살해당한 현장에 멋모르고 들어왔던 강도가 졸지에 범인으로 몰리자 누명을 벗기 위해 우체국안의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고 인질극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추리, 액션, 스릴과 함께 멜로와 감동, 마지막의 기막힌 반전까지 숨겨져 있다. 웃음을 줄 수 있는 코미디 코드까지 구석구석 채워 넣었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우체국장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요즘 대학로에 관객이 증발했다고 울상이다. 하루 이틀 듣는 이야기는 아니다. 영화에서는 천만 관객이 심심찮게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한류는 세계 문화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의 뮤지컬 시장이 세계 3대 시장으로까지 성장했고 우리 작품의 해외성공담까지 들려오는 마당에 왜 유독 연극만 사양길인 것일까. 관객은 분명히 그 자리에 있다. 그저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아마추어리즘의 위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마추어리즘은 올림픽을 키워냈고 예술의 본질을 이루는 위대한 개념이다. 대가를 받지 않는 것이 아마추어가 아니라 대가에 개의치 않는 것이 아마추어이다. 프로축구의 축구는 노동이지만, 조기축구의 축구는 운동인 것처럼 그들이 가진 순수함은 때로 가장 위대한 결론을 도출해내곤 한다. 그런 점에서 극단 잡놈의 존재는 연극이 나가야 할 중요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무대에는 본시 문턱이 없다. 연극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객석에서 무대로 내려오는 것이다. 배우는 관객을 필요로 하지만 배우와 관객이 반드시 구분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무대로 내려와 자신의 목소리와 몸짓을 들려주길 바란다. 인생은 연극이라는 말은, 인생이 한판의 일장춘몽이라는 뜻이 아니라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와의 상호교감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교감의 달인이다. 또한 연극행위는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무대를 마쳤을 때의 성취감은 의욕의 화수분이 된다.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취미인 것이다.
극단 잡놈의 12번째 정기공연을 축하하고 응원하며, 이를 계기로 보다 많은 아마추어 연극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기를 간절히 빈다.
연극 하필 우체국장은 5월 30일(토) 오후 3시, 5시30분, 8시, 31일(일) 2시, 5시 총 5회가 진행된다. 러닝타임은 약 80분이며, 관람료는 무료. 오월 가정의 달 마지막 주말을 내 이웃, 동료, 가족의 공연을 보며 함께 웃고 즐겨보는 것은 어떨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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