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의 대표 문화축제인 주안미디어문화축제가 내달 29일부터 9월19일까지 이어진다. 남구의 21개동이 참여하는 이번 축제는 우리의 전통 놀이 방식인 대동놀이에 가깝다.
주민들이 만든 5분 영상과 10분 마당극을 21개동이 하루씩 돌아가며 공연하고, 심사에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다. 학산마당극놀래가 축제의 중심축에서 신명나는 마당을 펼쳐놓았다면, 다른 마당에서는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마을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청소년영화제와 예술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 돼 있어 기대감을 높였다. 연습에 한창인 마을과 축제의 재미를 미리 들여다본다.
 
마당극1. 주안3동 사미골 이야기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장구 장단에 맞춘 진도아리랑이 흘러나오는 곳은 주안 3동의 마당극 연습실. 연습에 적합한 장소를 찾다보니 마당예술동아리의 마당지기인 김현자 통장의 거실이 연습실이 됐다.
주안3동의 마당극 제목은 사미골 이야기. 옛 지명인 사미(士美)골이 뜻하는 아름다운 선비를 소재로 소리와 극을 하나로 결합 했다. 가요도 아니고 민요라 어렵고 낯설 법도 한데 동아리 회원 모두 소리꾼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연륜이 묻어나와 한 주가 다르게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민명옥 강사는 회원들의 열정을 높이 샀다.
김 통장은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따르지 못한다"는 말을 빌려 즐기면서 함께할 수 있는 마당극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민요와 민요 사이에는 사미골에 얽힌 이야기가 극으로 꾸며져 있어 능청
 
스런 시골 아낙 연기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마당극은 마을의 재개발 문제를 절묘하게 빗댄 풍자와 만난다. 모처럼 웃음과 해학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마당이다.
 
마당극2. 관교동 오도령과 꽃분이
마당극에 해학과 풍자가 있다면 사랑 또한 빠질 수가 없다. 관교동의 오도령과 꽃분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갈등 구조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마당극이다.
"기구한 운명의 장난으로 이 두 집안의 원수 사이에서 한 쌍의 불행한 연인이 태어났으니."
극중 설명에 해당하는 사설의 한 부분을 읽는 회원의 목소리에 진지함이 묻어난다. 대본이 나오고 리딩이 있기까지 동아리회원과 김범수 강사는 여러 번의 회의를 통해 기본 구성안에 에피소드를 가미했다. 더욱이 민요를 결합한 마당극의 특성상 민요를 익혀야 했으니 그 수고가 만만치 않았을 듯싶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는 김종달 통장은 통장자율회의 회장으로서 꼼꼼한 질문과 아이디어로 동아리 회원들을 이끌었다.
오도령과 꽃분이는 코러스가 등장하는 뮤지컬 형식의 마당극으로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게 강사의 설명이다. 열린 무대로 배우와 관객이 함께하는 마당극의 묘미를 충분히 살렸다.
김종달 통장과 천무남 통장은 "관교동의 다양한 문화 공간을 볼 수 있는 마을 축제에 많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을극장1, 주안5동 통장으로 산다는 것
"우리 마을의 복지사각지대를 찾자는데."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의미다. 주안5동 마당영상 동아리의 회장인 문희자 통장과 동아리 회원들은 오랫동안 이어진 반찬 봉사를 마을영상으로 담고 있다.
"반찬 봉사를 하다보면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분들을 보게 돼요. 그런 분들을 찾아서 다시 돌아보자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문 통장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주안5동의 영상동아리 모임을 이끌고 있다. 실제 반찬 봉사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유행가의 가사를 바꿔 부르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렇게 시작되는 영상의 첫 번째 곡은 어머나. 그 뒤를 있을 때 잘해와 무조건이 잇는다.
가사를 맛깔스럽게 고치고 숨은 노래 실력을 보인 이윤정 통장은 신임 통장이다. 아직은 신임이라 많은 게 낯설지만 이번 영상 동아리는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다며 열정을 보였다.
 
마을극장2. 주안6동 안녕들하십니까
 
장면의 구성부터 남다르다. 장면마다 주안6동의 각기 다른 장소가 나온다. 그리고 장면마다 같은 주제인 인사의 타이밍을 놓쳐 어색해져버린 일상이 담겨있다.
등장하는 연령층도 다양하다. 등굣길의 아이들과 할아버지. 어린이집 등원버스를 기다리는 다문화 가정과 이웃. 그리고 재래시장 상인과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안. 그곳에서 벌어지는 어색한 만남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주안6동의 잘 짜인 구성안은 영상 동아리 회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모든 주민이 함께하고픈 애정이 담겨진 덕분이다.
준비된 기획안을 토대로 신수현 피디의 장면 분석이 이어진다. 동아리 회원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도로의 점멸등까지 꼼꼼하게 기억해 담당 피디에게 전달한다.
회원 모두의 솔선으로 어우러지는 주안6동의 마을극장. 마을의 특성상 아파트가 많다는 것도 인사를 주제로 만들게 된 이유다. 
조영임 통장은 "이번 기회에 인사를 통해 이웃 간의 소통을 넓히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황경란기자 seasky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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