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아이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에 대해서 물었어요."
 들꽃에 이어 영화 스틸(Steel) 플라워의 개봉을 앞둔 박석영(44) 감독. 꽃 3부작의 마지막 꽃이 될 애쉬(ash, 재) 플라워의 오디션 중 일화를 들으면서 인터뷰가 시작됐다.
 "제 동생이요" 라고 대답하는 아역배우가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이 자기 동생?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의 순수한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꼈다는 박 감독.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4월 7일 개봉을 앞둔 스틸 플라워에 담긴 진정성을 말하는 듯했다.
 박 감독 영화에는 청소년들이 등장한다. 전작 들꽃에서 막내 하담 나이가 16살, 아이라고 표현해도 좋다. 그 아이들을 꽃으로 표현한 듯 영화는 꽃 3부작으로 기획됐다. 감독에게 굳이 꽃인 이유와 꽃이라는 명사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물었다.
 "꽃은 언제나 씨앗의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씨앗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흙과 비가 필요하잖아요. 흙과 같은 헌신과 비와 같은 눈물로."
 그의 대답을 영화를 통해 풀어보면 이렇다. 영화 들꽃 속의 아이들은 가출 소녀들이다. 사회적 보호망을 거부하며 거리를 떠돌고, 따뜻한 방을 약속하는 여인의 유혹에 넘어가 모텔에 감금당한다.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 그 위태로운 과정과 노력, 헌신이 바로 스스로 피어나기 위해 견뎌내는 꽃과 같은 존재들인 것이다.
 스틸 플라워는 그의 꽃들 중 한 송이의 꽃이 스틸 플라워가 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선 전작에 비해 극중 하담이는 아름답고, 강하다. 그래서 희망이 보인다는 느낌을 감독에게 전했다.
 "전작 들꽃의 아이들이 헤어지고, 그 중 한 아이가 홀로 선다면 그 아이는 어떻게 이 세상을 버텨나갈 것인가, 누구의 도움이나 위로 없이 당당하게 세상 앞에 서는 인간. 그 자립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게 스틸 플라워예요."
 그렇다면 성공적이다. 영화는 일주일 동안 거처도 없이 일을 찾아 떠도는 하담이의 여정을 거칠지만 아름답게 담아냈다. 그 중 절묘했던 것이 하담이의 탭댄스다.
 "왜 탭댄스 장면이 생각났는지는 모르겠어요. 미국에서 공부할 때 개인적인 경험이 기억에 남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하담이가 춤을 춘다, 그러면 탭댄스다. 그랬던 거 같아요."
 결국 하담이는 탭댄스를 춘다. 탭댄스 슈즈를 사고 춤을 추는 과정은 하담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하담이에게는 원칙이 있어요. 영화를 찍기 전에 하담이의 캐릭터에 대해서 정하담 배우와 스태프들이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렇게 나온 원칙이 하담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노동의 대가를 꼭 받아낸다 였어요."
 당연한 듯 보이지만 이 당연함이 영화를 끌고 가는 갈등이다. 어른들은 하담이에게 거짓말을 하고, 노동의 대가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하담이는 정반대다. 우연히 접한 탭댄스와 거기에 필요한 슈즈를 사기 위해 일을 찾아 거리를 헤맨다. 그리고 결국엔 스스로의 힘으로 슈즈를 산다.
 "하담이가 원하는 건 많지 않아요.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과 일이에요."
 이쯤에서 하담이의 처지가 나와, 우리와 닮은 것 같아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를 통해 의지와 위로를 받는다.
 정하담 배우의 완벽한 하담이와 하담이의 모습을 거짓 없이 연출해낸 영화 스틸 플라워는 작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과 마라케시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공동수상했다.
영화공간주안에서는 오는 4월 17일 오후 2시 시네마토크를 통해 박 감독과 정하담 배우의 자리를 마련했다. 4월 7일 개봉, 15세 관람가.
황경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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