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한지꽃은 그에게 운명이었다. 만신이던 어머니와 꽃을 접던 아버지는 지인들에게 접은 꽃을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할머니, 아버지에 이어 김은옥선생(68)과 아들까지 4대를 이어오는 꽃접기다. 93세에 작고한 부친의 백여년 세월의 가위가 말해주듯 전국에서 유일한 지화장 보유자로 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화장이란 의례와 신앙용으로 사용되는 종이꽃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장인이다. 가정의 복을 비는 가화와 무속에 쓰이는 지화는 흰색이나 오색종이로 만든다. 종류에는 궁중상화, 불교장엄화, 무속화 등이 있다.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 작업실을 둔 선생은 해달꽃, 수팔연, 칠성화, 애기씨 동자꽃, 서리화, 전발, 봉죽, 오색장발, 대신발, 함박꽃, 산신할아버지꽃, 팔선녀, 도산꽃, 꽃갓, 십장생, 송침문, 성주꽃, 액막이배 등 18종의 지화 기술을 갖고 있다.
동양에서 8은 복을 기원하는 숫자로 꽃술이 8개인 꽃이 많다. 옛날 양반집에서 부귀영화와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화병을 두거나 자녀들이 결혼할 때 신방에 놓기도 했다.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데 하루 10시간씩 보름정도 걸린다. 이런 고된 노동과 함께 잿물 내리기, 염색물 만들기, 종이 물들이기 등 많은 과정에서 정교함 또한 요구된다.
19년전부터 문화재 지정 권유를 사양해왔으나 지화를 보존하려는 지인들의 권유로 3년전 인천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았다.
선생의 뒤를 이어 아들은 정교한 옛 방식을 고수하며 외국에 우리 것을 알리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지화는 단순히 종이를 접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길로 들어선지 18년 된 아들도 선생의 눈에는 완전하지 않다. 
선생은 "남구 축제와 행사에 전수교육관에 입주한 전체 문화재들이 돌아가며 참여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추석 인천도호부청사에서 열린 추석맞이 민속문화축제에서 지화  부스에 주민 410여명이 다녀갔다. 열흘을 꼬박 새워 만든 천 송이의 산삼꽃을 체험자들에게 나눠줬다고 전했다. 이어 10월20일~25일까지 전수교육관 1층에서 20여 작품을 선보였다.
무화보다는 가화가 없어지는 게 안타깝다는 선생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다. 선생의 이름을 내건 건물에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지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몇 년 후면 가능할 것 같다며 미소로 희망을 전하는 선생이다.
최향숙기자 essaych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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