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동네서점 명맥을 잇는 인천의 풀뿌리서점
 동네 서점이 사라졌다. 온라인 서점과 특화된 대형서점에 밀려 좀처럼 서점이라는 입간판을 찾기 힘들다. 사라진 서점과 함께 서점에 깃들어있던 향수 또한 사라졌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서점은 많은 이들의 약속 장소였고, 초행길의 이정표였고, 시간 때우기에 적합한 놀이터였다. 그랬던 서점이 사라진 이유를 지금에 와서 묻는 건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기억보다는 추억에 가까운 힘으로 인천의 풀뿌리 서점들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서림
 동인천역 인근에 있는 대한서림의 역사는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이후 지금의 옆 건물에서 시작한 대한서림은 일찍이 문화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서점을 운영하게 된다. 이후 1990년대까지 책과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인천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으로 자리를 잡는다.
현재 1층에는 고등 참고서, 2층 카페와 연결된 3층에는 일반도서와 전문도서가, 4층 매장에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유아·아동 도서가 마련되어 있다.(764-7333)
 
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대한서림 건물 외벽에는 우리집 주말은 서점가는 날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난해 급속하게 늘어나는 인터넷 서점에 밀려 어렵게 폐점을 결정하지만 인천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폐점을 철회했다.
 다시 만난 대한서림의 4층은 특별하다. 유아와 아동도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전문 아동서적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책 읽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잡아줘야 해요."
 김순배 대한서림 대표는 빠르게 움직이는 동영상보다는 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어릴 때의 독서 습관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인터넷으로 필요한 책을 사는 것도 좋지만 특히 아이들 도서는 엄마와 함께 읽고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엄마와 함께 책을 고르는 습관이 쌓여야 좋은 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단다. 또한 지난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서점에 와서 책을 접하다 보면 기분전환은 물론 자기 충전을 통해 의욕도 생긴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우리집 주말은 서점가는 날이라는 문구를 걸었어요. 주말에는 많은 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서점으로 향했으면 합니다."
 
배다리 헌책방거리
 배다리 헌책방거리는 해방과 한국전쟁이후 형성된 거리다. 해방 후 일본인들이 떠나면서 남긴 고서와 이북에서 내려온 지식인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책방이 형성됐다. 생계를 위한 시작이었고 책을 사고파는 것보다는 대여가 우선시 됐다고 한다.
 이후 배다리에 귀한 책이 돌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서울에서도 책을 사기 위해서 배다리에 들렀다.
 여기에 고 박경리 선생이 배다리에 머물던 신혼 초에 헌책방을 운영했다고 하니 배다리의 숨은 매력을 알만 하다.
 헌책방거리는 70년대 후반으로 넘어오면서 하향세로 접어든다.
 지금은 몇몇 서점만이 유지하고 있지만 헌책방거리는 여전히 보물창고를 들여다보듯 책을 찾아오는 이들을 말없이 기다리고 있다.
 
또 하나의 문화공간 아벨서점
 곽현숙 아벨서점 대표는 서점보다는 책방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방에서 오는 편안한 어감이 좋기도 하지만, 책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를 대신하는 말로 방이라는 표현이 더 친숙하기 때문이다.
 "책방에 들어서는 순간, 문화 여행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어요. 빼곡히 들어선 책장을 한 칸, 한 칸 들여다보면 작가의 사유와 나의 고뇌가 만나 차곡차곡 배열되어 가죠."
 그 과정에서 자기를 만나는 연습이 시작된다는 곽 대표는 배다리의 헌책방 거리를 두고 또 하나의 문화가 만나는 공간이라고 말 한다. 지금은 헌책방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당시에는 대부분의 책들이 헌책이었다. 그만큼 물자가 부족했고, 그만큼 책을 귀하게 여겼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책을 등한시 하는 경향이 많죠. 그래서 책은 자신의 수고로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곽 대표가 말하는 자신의 수고란 직접 책을 찾아 고르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이런 몸의 수고가 곧 몸의 노동이라고 볼 수 있죠.
 노동으로 인한 땀의 가치를 믿기에 수고로 찾아낸 책일수록 끝까지 읽게 된단다. 그래서 곽 대표는 인터넷 서점이 아닌 지금의 책방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1973년 문을 연 아벨서점은 책을 통한 또 다른 문화공간을 변함없이 만들어가고 있다.(766-9523)
황경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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