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누리입니다.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살고 있어요. 자그마한 체구에 털이 곱고 사람을 잘 따르는 말티즈예요. 그리고 믹스견이죠. 순종보다 싸게 데려올 수 있어서 제법 인기도 있어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형제들과 쇼윈도로 들어갔어요.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릴 귀엽다며 많이 쳐다봤어요.
어느 날 제게도 가족이 생겼어요. 그분은 제가 제일 귀엽다며 집으로 데려 갔어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맛있는 식사에 따뜻한 잠자리는 물론 시간이 날 때마다 저랑 놀아주기까지. 너무나 행복한 날들이었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어느 날, 주인은 슬픈 눈으로 저를 쳐다보다 차를 타고 외출을 했어요. 그리고는 처음 보는 길에 저를 내려놨어요. 같이 뛰어놀 수 있다고 생각해서 너무 좋았는데, 주인은 갑자기 차를 타고 가버렸어요. 장난인 줄 알았어요. 조금 있으면 올 줄 알았어요. 배가 고파도 주인이 올 때 없으면 안 되니까 한참을 거기에 있었어요.
그렇게 무섭고 힘든 길거리 생활이 시작됐어요. 배가 고파 쓰레기통을 뒤지고 음식물 찌꺼기로 하루하루를 견뎠어요. 돌을 던지고 물을 뿌리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사람들이 무서운 건 그 때가 처음이었어요. 길에서 만난 친구들은 하나같이 굶주리고 병든 모습이었어요. 먹는 것, 자는 곳이 더럽기 때문일 거예요. 차에 치어 죽은 친구들도 많아요. 길거리 생활 한 달 만에 저는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오게 됐어요.
아직도 저는 가족이 그리워요. 주인의 따뜻했던 손길이 잊혀 지지 않아요. 그리고 길거리에 지나가는 유기견들을 보면 한 번만 따뜻한 눈길로 쳐다봐 주세요. 전에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누군가에 사랑을 줬던 착한 친구들이니까요.
최향숙 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