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언제나 가족이 문제다. 나를 너무 잘 알아 포장이나 감추기가 어렵고, 나이 드는 부모는 부모대로, 커가는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속 썩이는 형제라도 더 있으면, 이건 정말 지옥이 따로 없다.
하지만 언제나 가족이 시작이다. 나를 너무 잘 아니까 포장하거나 감출 필요가 아예 없다. 부모는 우리에게 힘이었고, 자식들은 우리에게 의지가 되어 줄 것이다. 함께 나이 들어가며 말이라도 건넬 수 있는 형제라도 있으면, 인생은 지옥에서 그나마 살아볼 만한 삶으로 다가온다.
데뷔작 <환상의 빛>에서부터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까지. 꾸준하게 현대 가족을 소재로 걸작들을 만들어 온 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이 본인 스스로 마지막 가족영화라고 발표한 <태풍이 지나가고>로 다시 찾아왔다.
이 거장 감독의 마지막 가족영화는 그 원점인 본인 자신으로 돌아간다. 감독 본인과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영화의 사실감을 위해 원래 감독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살았던 아파트에서 촬영의 대부분이 이루어졌다.
나중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 어머니가 "넌 살아서 뭘 했니?" 라고 물으시면 이 영화를 보여드리겠다는 감독의 말은, 단순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라 그 안의 진실성을 보여준다.
"당신은 당신이 원하던 어른이 되었습니까?" 라는 화두를 던지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인생의 많은 우여곡절과 풍파로 희망과 힘이 되어야 할 가족에게 오히려 실망과 짐이 되어버린 한 중년 가장과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아주 세심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다룬다.
태풍은 재난으로 이어진다. 가옥이 무너지고 삶의 터전을 잃고, 때로는 소중한 이들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태풍이 없으면 바다의 해양 환경이 오염되고, 그것은 결국 우리가 사는 이 지구환경의 위기로 이어진다. 인생에서 고난은 태풍처럼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고난 없이 깨달음 없는 인생은 오히려 깨끗하지도 아름답지도 못할 수 있다.
태풍이 지나가고 하늘은 맑아졌다. 세상은 전보다 더 밝아졌으며 우리 또한 그러하다. 다시 또 태풍은 오겠지만, 그리고 꼭 와야 하겠지만, 그 태풍도 지나가고 나면 다시 하늘은 맑아질 것이고, 우리 또한 그러하다.(문의 427-6777)
영화공간주안 관장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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