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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띄우는 연은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 사이 주로 즐겨온 전통적인 민속놀이다. 연의 종류는 100여 가지가 된다. 그 해의 재난을 멀리 보낸다는 의미에서 줄을 일부러 끊어 띄우기도 한다. 이러한 연의 의미를 되새기며 13년간 연을 제작한 이가 있다. 이부록(66) 인천민속연보존회 전 회장이다.
 
그가 처음 연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목공소에 얼레를 맞추러 온 사람에게 연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단박에 매력에 빠져 13년 동안 연 만들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700~800m 높이 파란 하늘에 좁쌀만 한 방패연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을 줍니다."
연 제작을 처음 접하면 요령을 몰라 어렵다고 느끼지만 몇 가지 중요한 부분만 알면 가능하다. 연살은 가장 핵심으로 다섯 개 연살 중 중심을 잡는 장살(대각선으로 겹치는 살)의 기능이 중요하다. 힘을 받아주는 가운데 중살, 수평 수직비행을 잡아주는 허리살 등 역할이 있다. 맨 위 가로 머리살은 실을 묶는데 모든 기능의 균형을 잡아준다. 한지를 붙이는 작업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
이 씨는 그동안 800여개의 연을 제작, 주로 방패연을 만들었다. 문양에 따라 태극연, 무지개연으로 이름이 붙여진다. 실은 명주나 나일론에 날카롭게 살을 먹여 쓴다.
숙련된 사람은 한 개 연을 만드는 데 8시간 정도 걸린다. 살을 깎는데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간다.
얼레도 직접 만드는 그다. 숭의동 작업실에는 깎고 홈을 파고 장부를 만드는 기계와 실 먹이는 기계가 각각 갖춰져 있다. 나일론실에 광석가루를 입히는 기계를 직접 제작했다고 말한다.
광석가루를 먹인 실을 북에 감을 때 고른 모양을 잡기 위해선 손으로 실을 잡아야 하는데 이때 손을 많이 베인다. 그는 드링크 병 두 개를 붙여 그 사이 실이 지나가면서 고른 실감기가 가능하도록 고안했다.
특히 실은 친환경 재료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끊어진 실에 동물들이 상처 입을 수도 있고 실이 썩지 않고 땅에 묻힐 수도 있어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걱정을 한 가지 더한다. 전통 연 제작에 대한 지원이 전무후무한데다 제작자 평균 연령이 높아서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인천에서는 현재 연을 만들어 날리는 이가 20여명에 불과, 연 축제 등 전통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연 제작자이자 연싸움 전문가이기도 하다.
"연싸움은 두뇌싸움으로 스포츠와 같죠. 스피드와 파워, 전술이 요구됩니다. 땅에서는 연실이지만 하늘에서는 날카로운 검이 되죠. 어린 시절 창영동 27번지 뚝방은 연날리기에 좋은 장소였어요."
최근에는 인천민속연보존회 회원 10여 명이 일요일마다 모여 연을 날린다고 전한다.
그의 사무실에는 연 제작 명인들의 작품들을 포함해 화투 오광 작품 등 150여장이 소장돼 있다.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태극문양을 직접 그려 넣은 태극연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 제작을 숙명처럼 여기고 있다"며 "연의 의미에 대해 절실히 느끼는 사람이 연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연 제작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오후 시간에 그의 숭의동 사무실로 찾아가면 된다.(010-9081-5502)
최향숙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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