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 남구다. 남구가 뒤집기 한판을 시도하자 사방에서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조혁신의 소설 뒤집기 한판은 남구에서 따온 이름으로 주안북초등학교 씨름부 선수들과 강남구의 업어치고 메치는 씨름 같은 인생을 담고 있다. 의외로 우리 도시 남구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소설이 많다.
책 읽기 좋은 계절, 남구를 다룬 소설들을 살펴보았다.

남구에서 나고 자란 조혁신 작가의 소설집 뒤집기 한판은 인천의 송림동과 주안, 승기천변 일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어릴 적 작가가 기억하는 남구는 "도농이 공존하는 비교적 신흥 지역으로 인간의 소박함과 욕망이 교차하는 지역"이었다고 한다.
남구를 소재로 한 또 다른 작품인 방현석의 새벽 출정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뒤집기 한판 주인공인 강남구의 이름이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는 지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 방현석의 새벽 출정은 직접적으로 주안7공단의 위장 폐업 분쇄 투쟁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작가가 소설을 발표할 당시인 1980년대는 인천에 수많은 단위사업장이 들어서던 시기였다. 방현석은 그곳에 터를 잡고 노동현장을 무대로 노동소설을 선보인다.
노동문학 이후, 90년대로 넘어오면서 인천은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신개발주의가 고개를 내밀고 그 변화의 바람이 남구라고 예외일 수 없다. 당시의 도시화를 직각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소설이 하성란의 올콩이다. 남구 도화동 435번지가 배경인 올콩은 퀵서비스기사를 대신해 배달에 나서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남자는 봉투에 적힌 도화동 435번지의 약도에 의지해 지하철을 따고 신도림과 부평역을 지나 인천역에 내린다. 남자가 더듬거리며 찾아나서는 도화동 435번지 인근에는 나산종합상가, 도화동 삼거리, 민방위 교육장. 등이 있다. 작가가 거론하고 있는 많은 지명들이 과연 도화동 435번지에 실재할까? "올콩을 쓸 때 주안8동에 살았어요. 주안에 살면서 산책이나 친지댁을 방문하면서 눈여겨 본 지명들이에요."
큰 의미를 두기보다 자신의 발자취에 가깝다는 지명들. 십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하성란 작가가 기억하는 남구는 어떤 모습일까?
"많은 시간이 흘렀어요. 문득문득 좁은 집에 찾아오던 친구들과, 그들과 함께 먹으러 다녔던 밴댕이회가 떠오르네요"
현대인의 일상과 욕망이 묻어나는 올콩에 이어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도 지금은 축구장이 된 야구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어 9급 공무원인 싱글맘의 육아분투기를 그린 김경은 작가의 딜도도 주안과 석바위 일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작품을 쓰기 전에 너무 세련되지 않은 도시를 떠올렸어요. 그러다 그 일대가 몇 년 동안 살면서 보았던 곳이기도 하고, 생생한 공간 묘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묘사된 주안과 석바위 인근의 주민센터에서 여주인공이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갈등과 외로움, 고독과 내일의 희망을 담고 있는 완성도 높은 소설이다. 소설 중간 중간 지금은 완공된 아파트 단지와 용화사 등 작가가 묘사한 공간을 현재와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도 기대 이상이다.
이 외에도 고 이가림 선생의 시집 바람개비 별에 문학산을 묘사한 시 배꼽산과 숭의동과 비둘기를 소재로 한 염태경의 시 숭의동 비둘기 등 인천에 거주하는 많은 시인들의 작품 속에서 남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황경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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