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인천에 무형문화재가 몇 개 있는 줄 아세요?"
올 초 ()인천시무형문화재총연합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차부회(60) 씨가 던진 질문이다.
인천에는 국가지정문화재 여섯 종목과 인천시지정문화재 28개 종목 등 총 34개 종목이 있다.
쇠뿔을 얇게 갈아 공예품을 만드는 화각장, 화살을 만드는 궁시장, 대금을 만드는 대금장,
종이꽃을 만드는 지화장, 은율탈춤, 인천근해 갯가노래 뱃노래 등이 모두 무형문화재 종목이다.
심혜진 명예기자

문학동에 있는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이들 무형문화재 개인과 단체가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시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총연합회는 인천시무형문화재를 보존하고 계승·발전시켜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단체다. 문화재 보유자들 가운데 80세가 넘은 고령자가 많아 연합회 자체적으로 사업을 주도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차 이사장은 "문화재 보유자들도 고령이지만 이수자나 전수자마저 60세가 넘은 경우가 허다하다"며 "전승자가 없는 경우도 꽤 있어 단절의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전수교육관이 시 직영으로 운영되는 터라 실질적인 사업 진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분야를 잘 알아야 뭐가 필요한지, 뭘 할 수 있는지 알고 시행할 텐데 시에선 이곳을 운영하기보다는 관리만 하는 입장이에요. 있던 예산도 깎기고 참 답답합니다."
그도 국가무형문화재 제61호 은율탈춤 보유자다. 봉산탈춤(국가무형문화재 제17)과 강령탈춤(국가무형문화재 제34) 보유자였던 고 양소운 씨가 그의 어머니다. 어렸을 때부터 탈춤을 추고 무대에 올라 악기를 연주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자신도 언젠가 그렇게 되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이 대학에 진학해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대학에 입학한 그는 학교에서 봉산탈춤 동아리를 창단하고 기초를 다졌다.
어머니 몰래 탈춤을 배우다 학교 축제 때 강사가 장구 치는 악사로 하필 어머니를 초빙하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 배고프고 험한 길을 가려는 아들을 극구 말리던 어머니였지만 "그럼 당신은 왜 평생 탈춤을 추셨느냐"는 아들의 물음에 아무 말 못하고 승낙 아닌 승낙을 하고 말았다.
이후 어머니는 아들의 삶에 가장 큰 스승이자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은율탈춤은 그나마 배우려는 전수자도 많고 꽤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전수자가 아예 없는 무형문화재도 있어 보유자가 사망할 경우 맥이 끊기게 된다.
"전수자로 시작해 이수자가 되고 전수조교를 거쳐 보유자가 되지요. 그런데 인천에 무형문화재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이를 알리고 교육하기 위해 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을 지었지만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어요. 안타깝습니다."
그는 앞으로 영화제나 연극제처럼 시민들이 무형문화재를 통해 전통의 멋을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 시작으로 작년 무형문화재 전승자 워크숍을 처음 열었다. 일단 전승자들이 만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올해 두 번째 워크숍도 준비 중이다.
"점점 잊히고 있는 무형문화재가 잘 전승되면 좋겠어요. 우리 삶이고 우리 역사인데 사라지면 안 되잖아요? 평생을 해 온 일이니 저도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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