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새해엔 건강 잘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산삼, 녹용 들어간 한약이라도 한제 지어드리고 이런 말을 해야 하는데…. 죄송해요. 대신 종합비타민이라도 꼬박꼬박 챙겨드릴게요. 그리고 날씨 풀리면 다 같이 제주도 한 번 가요. 못난 아들 둔 죄로 그 흔한 해외여행 한 번 못 가셨는데 제주도 가는 비행기라도 타보셔야죠. 가서 흑돼지 고기 맛도 보고 새파란 바다 배경으로 가족사진도 하나 찍어요. 여보! 여러모로 부족한 나 데리고 사느라 고생 많아요. 지난 열 달 동안 태윤이 뱃속에 품고 있다가 건강하게 낳아줘서 고마워요. 올해는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몸조리 잘 해서 건강 잘 회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몸 괜찮아지면 조그만 차 한 대 사서 저번에 가고 싶다던 속초도 가고 부산도 가요. 학원비 내준 덕분에 운전면허 땄으니까 기사 노릇 열심히 할게요. 눈, 코, 입은 엄마 닮고 발가락만 아빠 닮은 태윤아! 엄마 뱃속에 있다가 세상에 나오니까 주사 맞을 것도 많고 힘들지? 그래도 칭얼대지 않고 잘 먹고 잘 자라줘서 고맙다. 늘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주면 더 바랄게 없겠구나. 다만 11월에 있을 돌잡이 때는 될 수 있으면 돈을 잡아서 나중에 아빠한테 효도하도록 하여라. 농담이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