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작업실 ‘모모하시니’에서 사는 만화가 부부 김현주·오현석씨 용일초등학교 옆 주택가. 간판이 달렸으니 일반 주택은 아닌 듯하다. 상점인가 싶어 유리문 안을 들여다보지만 딱히 무엇을 하는 곳인지 금방 알기 어렵다. 오가는 주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곳 ‘모모하시니’는 만화가 동갑내기 부부 김현주·오현석(39) 씨가 지난해 문을 연 작업실이다. ‘뭐, 뭐’를 소리 나는 대로 쓴 ‘모모’에 자녀 이름 ‘하신’을 붙였다. ‘모모하시니’는 ‘어떤 일을 하는 거니?’라는 뜻이다. “아이와 놀고 만화 그리고 산책도 하면서 세 식구가 하루를 보내는 곳이에요. 살던 집이 있는데 층간소음 문제 때문에 24시간 이곳에서 지내요. 아이가 네 살이다 보니 활동량이 많아서요.” 세 식구는 하루 종일 함께있다.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다. 넓지 않은 공간에서 날마다 복작복작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답답하지 않을까. 부부는 “답답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답을 이해하려면 이들의 개성 넘치는 삶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는 게 좋겠다. 부부는 2000년대 초반 현석 씨가 만든 인터넷 만화 카페에서 회원과 카페지기로 처음 연이 닿았다. 지방에 살던 현주 씨가 디자인 회사에 취직해 서울로 올라오면서 두 사람은 첫 대면을 했다. 현석 씨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미추홀구를 떠나본 적 없는 토박이. 연애를 시작했고 미추홀구에서 10여 년 함께 살았다. 2015년 결혼 후 곧바로 아이가 생겼다. “아이가 태어난 뒤 1년 동안 경제활동을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아기를 안고 수봉산에 놀러가고 동네 산책하고 책 읽고 음악 듣고, 정말 오로지 놀기만 했어요. 서로를 혹사하면서 육아에 전념하거나 일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만화는 취미로만 그렸죠.” 잔고가 사라진 다음엔? “곧바로 외주 작업 받아서 만화를 그렸죠. 그래도 남은 건 많아요. 1년 동안 세 사람이 똑같은 동네를 매일 돌았잖아요. 지금도 어떤 날씨를 마주하거나 장소를 지날 때면 예전에 느꼈던 감정들이 생생하게 살아나요. 기간이 길었던 만큼 행복한 순간을 되새기는 시간도 많아지죠. 지금 바쁜 생활의 에너지가 돼요.” 요즘도 낮엔 주로 아이와 산책을 하거나 놀고 만화 작업은 아이가 잠든 시간을 이용한다. 현주 씨가 작화와 콘티를 짜면 현석 씨가 만화를 그리고 마무리 작업을 한다. 밤 새 불이 켜져 있을 때가 많다. 낮엔 아이와 노느라 문이 잠겨 있고 밤에만 불이 켜져 있는 이 공간. 주민들의 궁금증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안을 들여다보거나 문을 열어보는 분들이 꽤 있어요. 저희도 작업실 문을 개방하고 싶은데 아직 준비가 덜 되었어요. 엽서나 열쇠고리라도 만들어 구경할 거리가 생기면 그때 열 생각이에요. 내년 봄엔 무조건 열어야죠.” 작업실을 만든 건 만화를 비롯한 다양한 일들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부부는 작업실에 자신들의 ‘공통 세계관’을 담고 싶었다. 그 세계관이란 ‘아이, 동심, 판타지, 민속’이다. 작업실을 꾸미는 것부터 앞으로 작업실에서 이뤄질 활동들은 외주 일을 제외하면 모두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만화책 출판과 관련 제품들까지 상품화하는 것이 목표다. 여건이 된다면 주민 대상으로 강의도 열 생각이다. “만화나 그림 강의가 서울 쪽에서만 주로 열리고 지역에선 뭔가 배우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만화나 실크스크린 강의를 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든 어른이든 부담 없이 드나들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작은 조각’ 하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매일매일 그 순간이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는 부부. 독특한 가치관이 딱 들어맞는 이들의 부부의 삶이 앞으로 어떤 빛깔을 만들어 주위를 비출지 궁금해진다. 심혜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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