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인물

황기태 6·25 참전 유공자회 미추홀구지회장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눈빛에 힘이 넘쳤다. 자신이 전투를 했던 백마고지와 당시 사단장 이름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전쟁은 영웅을 낳지만, 그 영웅은 여전히 처절했던 당시 기억과 싸우고 또 아파하고 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먼저 간 친구, 죽음보다 더한 추위와 배고픔, 전쟁의 참상 속에서 내 가족과 우리 땅을 지켜내야 하는 사명은 어떤 것이었는지 들어봤다.

 

올해가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적잖은 세월이 지났지만 황기태 지회장처럼 생생한 기억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황 지회장은 전쟁 당시 어디서 복무하셨습니까?

19517월에 강제 징집돼서, 일주일간 훈련을 받고 그때 대전에서 창설된 9사단으로 입대를 했지요. 사단장이 박병권, 제가 소속된 28연대장이 이주일로 기억해요. 그리고 9사단이 바로 강원도 철원에 있는 백마고지에 투입됐지요.

그 백마고지를 두고 낮에는 우리가, 밤에는 중공군이 점령했어요. 매일 후방에서 보충병이 왔는데 300명이 고지에 들어가면 살아 돌아오는 이가 50명 정도였어요. 두 번의 부상을 입었는데 경상이라 야전병원에서 치료받고 바로 전장에 투입됐어요. 세 번째는 오른쪽 허벅지 관통상을 입었지요. 만약 지금 살아있지 않았다면 아마도 백마고지에서 죽었을 거요. 당시 보급은 소금에 주먹밥이 전부였어요. 겨울철에는 주먹밥이 얼어서 철모에 눈과 함께 넣고 불로 녹여서 먹었지요. 잠은 참호 안에서 쪼그리고 자고 거지가 따로 없었어요.

 

황기태 지회장께선 당시 몇 살이셨나요? 어떻게 징집이 됐습니까?

저는 19살이었습니다. 19517월에 정인성이라는 친구랑 청주 시내에 놀러 갔다가 군인들에 의해 징집됐어요. 집에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실종 신고까지 했답니다.

그러면 그 친구도 함께 징집이 됐겠네요.

그렇지, 그 친구는 다른 부대로 배치됐지요. 전쟁이 끝난 후 가족들로부터 들었는데 전쟁 중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우리 또래 중에 전사자가 많아요. 저는 90이 넘도록 살아있으니 남들이 그래요, 하늘이 내려준 복이라고, 천명(天命)이라고.

 

당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전투상황 등)있다면 무엇입니까?

보충병 중에 권오철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전투 중에 손바닥에 총상을 입었는데 아프다고

일어나서 발버둥 치는 것을 제가 잡아 주저앉혔는데 또다시 일어나서 결국 총을 맞고 숨졌어요. 안타까운 기억입니다.

 

6·25 참전 유공자회는 어떤 단체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분들이 회원이고, 중앙회와 지회 등 전국적으로 조직돼 있습니다.

2001년에 6·25 참전 용사전우회 이름으로 시작해 2004년에 6·25 참전 유공자회가 됐고, 그때부터 국가유공자로 인정을 받았지만, 국가의 지원은 아주 미미합니다.

5만원에서 시작해서 현재 35만원의 참전 수당을 받고 있지요. 미추홀지회는 10년 전에는 인원이 1870명이었는데 현재는 630명입니다. 많은 분이 돌아가셨고 살아계신 분 중에도 연로하셔서 400명 정도는 거동을 못하고 요양병원이나 집에서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참전유공자회 미추홀지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매년 중앙회에서 개최하는 안보결의대회에 참여하고 초중고 학생들을 상대로 안보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구청이나 중앙회 지원 금품을 나눠드리고 연 2회 봄, 가을로 전적지 견학을 갑니다.

매월 임원 월례회를 통해 활동상황을 보고하고 회원들과 공유합니다.

독거 회원이 많은데, 요양보호사를 지원해주고 연 2회 가정을 방문해서 어떻게 살고 계신지 실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에게 호국보훈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한 말씀 해주신다면?

이미 70여년이 지났지만 이 땅에서 남과 북이 전쟁을 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선배들이 피를 흘려 지켰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유와 평화는 강한 국방력과 철저한 안보의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공공누리 제4유형 출처표시 및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가능

* 본 게시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이 가능합니다.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만족스러우신가요? 평가에 참여하시면 누리집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닫기
추천 기사
  1. 그 곳, 그 이야기 '송암미술관 광개토대왕릉비'
  2. 2026 재능나눔 활동가를 찾습니다!
  3. 임신 준비부터 출산 직후까지의 각종 혜택 정리
  4. '우리동네히어로' 숭의지구대 경찰관 '박주형'경위
  5. 미추홀구 청년들을 위한 취업준비 지원
  • 구정종합
  • 의정소식
  • 복지/건강/생활
  • 문화/교육/인물
  • 칼럼/기고
  • PDF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