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청춘의 때와 같이 노년기를 활기차고 보람있게 보내는 연장자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만나 본 김병국 원장(77) 또한 그런 주역 중 한 사람이다.
필자가 강의실을 찾았을 때 김원장은 다음 카페 ‘컴과 이웃사랑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모여 동영상 강의에 열중해 있었다.
강의실에 모인 20여명의 카페 수강생들은, 모두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 할아버지시다.
“제가 카페를 개설한지 올해로 3년째입니다. 회원수는 300명 정도 되지요. 모두 65세이상 80세 미만의 회원들인데, 우리도 젊은 사람들처럼 카페 내에서는 본명 대신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릅니다.” 하고 카페를 소개하는 김원장의 얼굴에는 카페 활동의 즐거움과 활기가 묻어났다.
‘컴과 이웃사랑 동호회’ 카페는 온라인 활동 외에도 따로 오프라인에서 만나 한자리에서 컴퓨터를 학습 한다.
왜 특히 연장자들 사이에서 컴퓨터 학습을 위한 카페를 개설했는지 묻자 김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나이 70이 넘어가게 되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어느날 카페 회원과 함께 모여 우리가 살아온 길이 뭐냐?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남은 시간동안 우리 주변 사람들을 위해 작더라도 즐거움을 마련하는 게 의미 있을 거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지요. 서로 함께 어울려서 마음을 나누고 행복을 나누는 것이 우리 노년기에서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시작하여 인터넷상의 카페를, 남구청에서 중고 컴퓨터와 기자재를 지원받아 오프라인활동으로까지 넓히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처음 오프라인 활동은 도화동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학익 1동 소재 대훈 교회의 티타임 교실을 강의실로 이용하고 있다. 월 수강생은 약 100여명이며, 모두 노년층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강의 시간은 오전 10시, 2시, 4시부터 각각 두 시간씩 주말을 제외하곤 매일 강의가 있다.‘컴과 이웃사랑 동호회’ 카페 회원이면 누구나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교육과정은 모두 윈도우 xp반, 인터넷기초활용반, 한글 2007반과 중급과정으로 스위시 맥스3과 동영상 제작반이다.
동영상과정이나 스위시 과정을 뺀 컴퓨터 구조 및 파일과 폴더 다루기, 키보드 다루기, 표 만들기 및 글맵시 활용등과 인터넷 정보검색 및 이메일 지도 찾기 등의 과정은 모두 김원장이 직접 맡는다
“제가 자격증을 가지고 강의를 시작하게 된 건 아니구요. 본래 총회신학 연구원 교수로 있을 때 컴퓨터를 개인적으로 좋아 했어요. 눈대중으로 배운 터라 실은 아직도 독수리타법이지요.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은 갖추지 않았지만 우리 노년층에게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기초를 전해주는 것 또한 유익한 일이라 생각되어 시작, 오늘에 이르고 있지요.”
강의를 수강하는 몇몇 수강생의 말을 들어 보았다.
“제가 컴퓨터를 배운지는 올해로 사오년쯤 되었어요. 선생님 곁에서 틈틈이 카페 운영도 하고, 그렇게 소일하지요. 하루 두세시간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앞으로는 포토샵을 좀 더 배워서 활용하고 싶어요.”
(이근우 75세 계산동거주, 닉네임 외섬)
“스위시를 배우고 나니 또 동영상까지 배우게 되네요. 새로운 것을 배우려니 어렵지만 그래도 보람있고 즐겁습니다”
(정진자 74세 서울 신당동 거주, 닉네임 규당)
“저는 하루에 대여섯시간은 컴퓨터 앞에서 살아요. 배웠던 스위시도 복습하고 새 작품 만들어서 아들에게 보내기도 하지요. 우리 맏아들 나이가 46세인데, 자기가 못하는 걸 엄마가 근사하게 해 내는 걸 보고 멋지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힘이 납니다.”
김원장은 카페 운영 외에도 적십자사와 연계하여 봉사단도 조직하고 있다.
올 4월 제 2기 발대식을 갖고 어린 학생들의 등하교길 안전관리에 힘을 쓰고 있다.
“함께 가자는 취지에서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카페를 통해 남은 시간동안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을 가르쳐줘서 고맙다고 많이들 이야기 해요. 그렇지 않으면 공짜 전철이나 타고 점심 한 끼 얻어먹고 개걸스럽게 지냈을텐데 뿌듯하다고들 말합니다.”컴퓨터 교실을 운영하다보면 이런 저런 애로사항도 생기기 마련이다.
우선 장소 문제로, 교회에서 자발적으로 교실을 빌려주고 사용하고 있지만, 교회 부속이기 때문에 미안하기도 하고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몰라 불안하다고도 한다.
강의에 드는 비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회원들이 내는 월1만원의 회비로는 전기료며 기타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턱 없이 모자란다.
멀리서 오시는 강사분에게 겨우 교통비로 10여만원 정도밖에 지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나이드신 분들이 현재 회비를 더 늘리기에는 무리이고, 국가 기관이나 지방 자치 단체에서 지원을 해 주면 좀 더 보람찬 이웃을 만들기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 김원장은 말한다.
|안저미 기자
anmc1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