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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움직이는 구청장실
입니다.


  


  바람이 제법 찼다. 매서운 겨울 냉기가 옷깃을 여미게 만들던 지난 15일 오후 5시 무렵, 주안역광장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휠체어를 밀고 나온 사람, 머플러로 목을 두른 어르신, 중절모의 신사, 멋쟁이 젊은 아주머니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든 주안역광장. 잠시 후 너무 추운 날씨 탓에 바람을 피해 주안역사 2층 홀로 옮겨온 사람들은 책상 너 댓 개를 붙여 만든 현장 구청장실에서 박우섭 청장과의 미팅을 시작했다.

  이곳은 사람중심의 복지도시, 문화중심의 창조도시를 내세운 박우섭 청장이 구 청사를 떠나 옮겨온 현장 사무실인 셈이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하여 매달 1일과 15일, 두 번을 이곳 주안역 광장에 임시 사무실을 차려놓고 지역 주민들의 고충과 민원을 듣는 기회를 갖고 있다. 형식과 절차에 매이지 않고 주민 숙원사업이나 불편사항 등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구정에 반영함으로써 주민 삶의 질 향상과 구정행정의 틀을 다져나가는 열린 공간이다.

  독특한 주민의견 수렴방식에 대해 궁금한 기자에게 박 청장은 “주민들이 내가 주인이라는, 구청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을 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비합리적 요구도 많을 것이라 염려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가면서 함께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작은 행위들이 결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도시재생과장, 건설과장, 교통과장, 주민생활지원과장 등 각 분야별 책임자들이 대거 동참해 그 열의를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민원인들이 신청하는 민원의 종류에 따라 각 분야별 책임자들이 즉석에서 상담하여 신뢰를 더해 주었다. 민원사항은 짧게는 3일 이내 길게는 10일 이내로 개인에게 직접 결과를 통보해 준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찾아가는 열린 구청장실은 지금까지 총 200여 건의 민원이 접수되어 평균 40~50% 완료되었다. 가장 많은 민원사항은 복지분야로 전체 민원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건설, 건축, 교통 순으로 나와 있다.

 “처음에는 잘 홍보가 되지 않아 주민들이 어떻게 이곳을 이용할 지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익숙하게 즉석에서 신청하고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추운 줄도 모르고 일한다.”고 이승숙 주민자치지원팀장은 말했다. 일단 접수된 민원은 각 부서 담당자에게 바로 전달되어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거나 알맞게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날 민원을 제기하러 나온 도화1동 김00(73세)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평소에 품고 있던 생각도 구청을 직접 찾아가야 하고 또 구청장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아서 포기하곤 했는데 이렇게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해요. 뭔가 가슴이 후련해요.”라고 말했다. 또 주안5동에 사는 주부 강00(40대)씨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어요. 그동안은 몇 단계를 거쳐야 민원이 구청장에게로 접수되었을텐데 편안하고 신속해서 좋아요. 그동안 무심코 스쳐갔던 주변 상황을 한번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제도인 것 같아요.”라며 반겼다.      


◆용마루 주거환경개선사업 관련 보상가가 97년도 공시지가로 너무 낮다. 보상가를 현실화 해주던지 아니면 재개발을 취소해 달라.

-용마루주거환경개선지구 보상은 한국토지공사 소관이며, 보상가는 사업 시행 인가된 07년 공시지가 기준 감정평가 당시 지가 변동율을 더한 금액임.(도시재생과)

◆공원 등 다중 이용시설에 운동기구가 많은데 여러 사람이 사용해서 청결상태가 좋지 않다. 소독을 하던지 조치해 달라.

-정기적인 운동기구 관리를 통해 청결을 유지하도록 하겠다.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도시경관과)

◆아파트 경로당을 이용하는데 주변 주택에 사는 노인들은 제약이 많다. 자유롭게 드나들며 쉴 수 있는 경로당을 마련해 달라.

-타 지역 주민도 아파트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인회남구지회 및 각 경로당에 요청하겠다. 현장을 직접 나가서 경로당 부지를 검토하겠으나 경로당 신축에는 많은 예산이 들어 어려움이 있다.(가정복지과)

◆주안5동 용화사 근처에 운동기구를 포함한 공원을 설치해 달라. 주민들은 많은데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이 전혀 없다.

- 공원부지를 현장 확인 후 검토해 보겠다.(도시경관과. 총무과)  


  찾아가는 열린 구청장실은 매달 1일과 15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주안역광장에서 열린다. 하절기에는 광장에서 열리지만 동절기에는 주안역사 2층 홀에서 진행된다. 주민들의 고충과 숙원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남구청은 이제 주민이면 누구나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공공의 장소로 변신 중이다.


최향숙 기자

essaychs@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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