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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 또 최상의 선(善)은 물과 같이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그 공로를 서로 다투지 않는다(상선약수). 물은 유연하다.

어떤 그릇에도 그 크기와 생김새를 탓하지 않는다. 그저 담길 뿐이다. 혹자는 그를 이 물에 비유하기도 한다. 정치인으로, 노동자로, 유신반대 시위꾼으로,

긴 세월 수배자로, 한때는 연극을 사랑하고 참여했던 예술가로, 독실한 크리스챤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대동세상을 꿈꾸는 목민관으로…

박우섭 청장을 표현하는 수많은 수식어들이다. 그런 그가 43만 남구민들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짧은 외유였지만 그를 기다렸던 구민들은 힘들고

지난했던 삶에 한 줄기 빛을 꿈꾸고 있다. 구청장이 43만명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앞으로 4년을 이렇게 이야기 한다.


사람이 주인입니다

사람존중의 복지도시

남구를 만들겠습니다


나의 꿈은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받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나만이 아니라 정치와 행정을 담당하는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할 공동의 가치일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받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모든 사람이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것이 단체장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내 소신이다.

박우섭의 저서 「사람존중의 복지도시」중에서



■ 광장에서의 취임식이 이색적이었다. 광장은 열린공간이다. 더 깊은 의미가 있다면?   

광장은 소통을 의미한다. 남녀노소 계층간 구분도 없다. 누구나 평등하고 누구하고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평적 공간이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그동안 각종 구청 행사가 평일 낮시간에 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참석이 어려웠다. 매번 참석자만 하는 행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두 번째는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하는 행사는 그만큼 다양한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의 구청장이 아닌 43만 구민 모두가 구청장으로 취임하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취임식이 끝나고 몇몇 분들은 뭐 그런 취임식이 있냐고도 했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모처럼 평화롭고 축제같은 자리였다고 즐거워했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사회,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보람도 함께 느끼는 그런 사회를 꿈꾼다.  


■ 실업문제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화두이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또 남구는 복지에서도 취약한 곳이다.

사회적 기업과 공동체기업의 육성을 적극 지원하여 경쟁력 있는 도시로의 도약과 남구의 정체성 회복과 성장 동력이 회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문화산업의 창의적, 사회적, 경제적 가능성을 확인하고 장기적으로 미디어아트 분야의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가입하여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교육, 문화, 복지 등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해 매년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 경제와 문화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나의 최대 관심사는 언제나 ‘복지’가 가장 앞선다. 공자의 大同세상은 남녀노소 장애우 등 모두가 공평하게 사회의 대우를 받는 것을 뜻한다. 슬로건이 ‘사람존중의 복지도시, 남구’이다. 세대와 계층과 성별과 지역을 고루 어우르는 균형잡힌 복지를 실천하겠다. 건강 100세 센터를 설치하여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 관리할 것이며 노인의 지혜를 활용하는 노인 일자리 창출과 한편으로는 현재 9만원인 기초노령연금액을 18만원으로 인상할 것이다.

또한 장애우에 대하여 도시철도 엘리베이터 설치와 저상버스 도입을 늘리고,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등을 없애는 등 이동권 보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정보 접근권 향상을 위하여는 정보통신기기에 장애 유형에 맞는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나는 관이 앞장서고 지역 주민이 협조해서 우리 지역에 알맞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개발하는데 관심이 많다. 마을 공동체나 지역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영업상의 이익을 내기가 어려워 관(官)이 개입하여 주민과 함께 운영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사업을 꾸리고 관, 전문가, 비영리단체, 주민들이 협동해 일해 수익을 내고 그 혜택을 지역공동체와 주민들이 누리는 것이다. 동네 아이들 교육과 환자 돌보기 등 동네의 크고 작은 일들도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일자리 창출과 주민복지, 두 가지 모두 가능하리라고 본다.


■ 인천은 곳곳에서 파헤치고 부수고 다듬고 하는 재개발, 재건축이 현재진행형이다. 주민의 의견을 중시한다고 했는데 갈등의 소지를 줄이는 방안이 있는지? 

남구는 인천 역사의 태동지이자 뿌리이다. 주안동과 도화동 일대 구도심이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주안뉴타운사업에 주민의 참여와 권익을 보장받도록 노력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는 재개발, 재건축은 사업의 타당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주민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참여 여부를 주민들이 선택하도록 하겠다. 또 이와 관련하여 공공 관리자 제도를 도입하여 투명성을 확보하고 비용절감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하지만 현재의 재개발, 재건축 방식은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반드시 지역민에게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기존의 집을 헐고 새집을 짓는 과정의 재개발은 그 과정에 주민의 요구나 알 권리가 배재된 점이 있다. 결국 긴 시간이 걸려 새집을 짓지만 원주민, 세입자, 부동산 투기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원주민들과 세입자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무분별한 난개발은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남구 전체에 대한 새로운 비젼이 필요하다. 무조건 부수고 짓기보다는 먼저 무엇을 지키고 보존할 것인가부터 논의가 되어야 한다.

자치단체와 주민이 협력해 낡은 집을 보수하고 공동 주차장과 공부방을 만들고 학교시설을 개선하고 도서관을 짓고 길을 정비하고 공원을 만들고 꽃과 나무를 심는 등 언제라도 다시 살고싶은 공동체로 만들어 가야 한다. 도시의 생명력은 이런 다양한 생활방식, 다양한 주거형태로 이루어져야 바람직하다고 본다. 


■ 주민참여예산제를 실시하여 주민위주의 효율적 예산지출을 약속하셨는데 어느정도 투명성과 효과를 기대하는가? 또 주민들과의 ‘소통’은 왜 중요한가?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이 참여하여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율적 사업으로 진행될 것이다. 주민참여 조례를 제정하여 주민 스스로 예산의 효율적 집행여부를 확인하고 참여한다면 불필요한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투명 행정을 통해 구청장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43만 주민들도 다 같이 알 수 있도록 열린 구청장실이 될 것이다. 남구의 발전과 도약을 위해 현장에서 함께 뛰는 동반자로서의 관계임을 잊지 않고 주민들의 적극 참여를 이끌어 낼 것이다.

더불어 손길이 미치지 못한 행정 사각 지대를 찾아 확인하고 살피는 ‘현장행정’을 펼칠 것이다. 구청장의 민생현장 방문은 전 임기 때 생각해 낸 아이디어였다. 주민들이 불편한 점이 있어도 구청까지 오는 것이 번거로워 참고 견디는 일이 많다는 생각에 각 부서 과장들을 대동하고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 골목골목을 누볐다. 열악한 구도심답게 대부분 도로설치와 확장, 하수도 정비, 주차장 문제, 공원이나 쉼터 조성 등 주민들의 요구는 다양했다.

건의사항, 건의자, 조치사항, 소요예산, 조치계획 등을 하나의 카드로 정리하여  12월에는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민원사항이 다음 해까지 넘어가지 않도록 조치할 수 있었다. 나는 전 임기 때 구청장실에 있는 뒷문을 없애버렸다. 구민들은 나름대로 애환을 갖고 나를 찾아온다. 만나지 못할 사람, 피하고 싶은 사연이란 없다. 들어오는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주민들과 자유로운 교류를 통해 미처 챙기지 못한 사안을 발견하기도 한다.

   

■ 청소년을 위한 정책과 남구의 문화예술 현주소를 말한다면? 

먼저 북스타트 운동을 전개하여 아이들이 책읽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며 각종 문화동아리에 대한 지원을 확충할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정책으로는 교육 예산을 20억원으로 확대하고 각 학교에 사회복지사와 상담교사를 배치할 것이다. 또 방과 후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여 청소년들의 고민과 문제점을 함께 짚어갈 것이다. 더불어 초, 중, 고에서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여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겠다. 

문화예술은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되면 저절로 따르는 장식품 정도로 생각하면 문제가 있다. 오히려 문화가 그 도시를 살리는 촉매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좋은 예로 스페인 북부도시 빌바오와 일본의 요코하마를 보면 알 수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과 미술, 공연, 영화 등 예술인들을 불러 모으는 정책으로 도시를 발전시킨 사례들이다.

생기를 잃어가던 주안역 주변에 청소년미디어센터를 개원하여 ‘주안미디어축제’를 이끌어 냈고, 예술전용극장, 학산문화원 등 지역주민들과 청소년들에게 문화의 힘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지난 임기 때 마무리 하지 못했던 창조도시로의 구상을 기대하는데 젊은 예술인들이 거주하면서 예술창작을 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독립영화, 예술영화의 메카로 남구를 알리고 싶다. 


■ 살아오면서 인생의 길을 안내해 준 책을 꼽는다면?

좋은 책을 읽고 나면 행복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종이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줄어든다는 기사를 접하면 우울해진다.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은 사춘기 때 읽는 한 권의 책이 때로 나머지 인생을 지배하기도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는 나에게 삶의 길을 정해준 지침서다. 옳은 일을 판단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는 지혜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나는 백범일지에서 수많은 지혜를 배운다. 또 하나는 새로운 로마사를 접하게 해 준 <로마인 이야기>를 꼽는다. 천년제국이 가능했던 역사적 사료와 소설적 재미를 더해 역사란 어떤 의미인가에 깊은 성찰의 기회가 되었다.

대화하는 도중에도 ‘구청장’의 방을 찾아오는 민원인들에게 일일이 참견(?)하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문턱이 없는 열린 방이라는 느낌이 새롭게 다가온다. 때로는 호탕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개구쟁이처럼 그는 상대에게 열중했다. 민주당 상임고문 김근태 정치인은 그를 이렇게 표현해 놓았다. ‘박우섭은 사람을 사랑한다. 그는 사람들의 가슴에 유쾌함을 퍼뜨린다.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다. 그는 이해관계나 명분에 집착하지 않는다. 어쩌면 마침내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던 우리들 마음속의 큰바위얼굴이 그가 되는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최향숙 기자

essaychs@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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