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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류 ‘승무’ ‘살풀이’부터 창작춤 ‘금선무’까지

작고 여린 초등학생 소녀에게는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구석이 있었다. 우리 옷 한복에 대한 집착이다. 불편할 법도 한데 한복이면 잠결에서도 벌떡 일어날 정도였다. 하루종일 한복을 입고 거울 앞에서 나비가 되기도 하고 백설공주가 되기도 했다. 소녀의 한복자락은 훗날 ‘살풀이’가 되었고 ‘승무’가 되어 우리춤을 살리고 보존하는 전통춤꾼이 되었다.

이번에 발표할 17번째 공연은 어떤 무대인가?
대략 한 해 단위로 서울과 인천에서 공연을 해오고 있다. 올 해는 인천에서 전통춤을 발표할 예정인데 준비가 많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9월 15일 저녁 7시30분부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되는 이번 무대는 1부는 한영숙류춤으로 승무, 태평성대, 살풀이춤으로 구성돼 있고 2부는 이은주류로 금선무, 시화무, 한량무, 굿거리춤, 소고놀이로 구분돼 발표된다.
한영숙 선생님은 학춤과 승무에 있어서 우리나라 최초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잘 알려진 분이다. 그분의 직계제자로서 스승의 춤사위를 보존하고 알리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2부에 선보일 ‘이은주류’는 작년부터 활자화해 발표해 오고 있다. 그동안은 기존 작품에 끼워 넣어 발표하다가 이제부터는 자신 있게 이은주류 춤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30년을 갈고 닦은 춤사위로 본격적으로 내 길을 고집스럽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통춤을 계승하는데 걸림돌이 있다면?
문화의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서양 것은 우위에 있고 우리 것은 하위의 문화라고 인식하는 데서 불행은 시작된다. 우리 것을 우리가 지켜내지 않으면 누가 인정해 주겠는가. 전통은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에 되면 저절로 바뀌어 있다. 사람들은 답답하다며 전통춤을 변화, 발전시키라고 하는데 거기에는 양면성이 있다. 발전하자니 그 전통이 변질됨을 인정해야 하고 지키자니 고루하다고 답답해한다. 과연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는 언제나 숙제다.
한영숙선생님의 춤사위는 시대가 변했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바뀌는 것보다 원형을 지키면서 발전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통은 바꾸려고 하는 시점부터는 전통이 아니라 창작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우리춤사위를 어떻게 후대에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2000년도에 ‘금선무’를 만들어 발표하기 시작했다. 전통창작이라는 말은 단어에서부터 문제를 안고 출발한다. 전통과 창작이라는 용어 안에서 일어나는 충돌도 정리할 과제다. 예술은 주관적인 것이다. 그래서 적당한 합의나 정리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

춤꾼 이은주에게 인천이란 무엇인가?
년도에 우현문화상을 수상했는데 그때까지는 특별히 인천에 대해 애정을 쏟을만한 계기가 주어지지 않았다. 한 예로 인천예술고등학교 같은 곳에 무용과를 창설하는데 인천에 거주하는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지 않고 서울이나 타지역에서 자문을 구하면서 만들어졌다. 자기 고장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이웃동네 전문가의 조언대로 하는 것은 맞지 않은 신발을 신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우현상 시상식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인천에서 나그네라고 생각했는데 인천이 내게 큰 사랑을 준 것 같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를 키워준 것은 8할이 인천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은데 여러 가지 제약이나 한계가 많아 속상하다. 인천에게 진 빚을 갚고 싶다. 내게 인천은 애증의 도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많은데 예술가는 작품으로 나를 드러내야 한다. 만약 인천을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입장이라면 끊임없이 작품을 발표해야 하고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 그래야 인천의 무용계가 발전하고 잃어버린 관객들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의 무용세계를 만들 생각은 않고 관객이 원하는 무대가 아닌 알맹이 없는 무대들로만 채워져서는 인천을 대표하는 무용수라는 자긍심을 세울 수 없다고 본다. 아무리 전통춤이 진부하다고 비평을 해도 나는 죽을 때까지 이 길을 걸어가야 하고 그것이 내게 주어진 운명이고 숙명이라고 여긴다. 
월에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규중칠우쟁론기’라는 내용으로 무용을 발표한다. 2008년에 했던 작품인데 극무용 형식으로 전통방식을 살려 우리 것을 보여줄 계획이다. 공연 문의 ☎(02)2644-5059
최향숙 기자
essaychs@yahoo.co.kr

이은주는… 
-제3회 전국무용제 최우수 대통령상, 안무상, 연기상 수상
-제28회 서울무용제 우수상, 연기상 수상
-2007우현예술상 수상
-제22회 예총 예술문화상 무용부문 대상 수상
-현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 부이사장, 사단법인 한영숙살풀이춤보존회 이사장,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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