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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한 귀화여성이 사우나에서 출입을 금지당했다. 외국인이라 에이즈에 걸렸을 수도 있고, 손님들이 싫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녀가 귀화한 한국여성 즉 법적인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떠나, 인종차별을 대놓고 자행하는 이러한 일이 바로 지난 달에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이 부끄러운 사건이 언론에 오르고 난 그 다음 주, 필자는 ‘완득이’(이한 감독)를 만났다.
장애를 지닌 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완득이, 이 세 식구는 언덕 비탈길에 자리한 옥탑 방에 살고 있다.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 아이. 매사에 관심도 없고, 자신을 향한 누군가의 관심도 싫다. 유일한 완득이의 친구라면, 웬수 같은 담임, 동주 선생이다. 선생에게 반항하는 완득이와 세상에 반항하는 동주 선생. 이 둘의 관계와 에피소드로 그려지는 소심한 반항아의 나름 즐거운 성장통 이야기가 바로 ‘완득이’다.
한국영화에서 이주노동자가 등장하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인구의 2%가 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함께 살고 있지만, 그들은 아직도 낯설고 불편한 존재로 치부된다.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어색한 시선은 영화 속에서도 고스란히 보여져 왔다. 강동원, 송강호 주연의 ‘의형제’(장훈 감독)에서는 무식한 양아치 조폭이자 불법 체류자로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하는 이들로 비춰졌다면, 부탄에서 온 방가의 좌충우돌 취업기 ‘방가방가’(육상효 감독)의 이주 노동자들은 비록 힘든 현실에 살고 있지만 우리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조금은 동등한 관계로 묘사되었다.
소설가 김려령의 동명 원작소설 ‘완득이’를 영화화한 이 영화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이주노동자를 더 이상 코미디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반두비’(감독 신동일) 등 독립영화에서의 진지한 시도는 있었으나, 상업영화에서는 제대로 된 첫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완득이’는 그들과 우리가 결국은 한 가족이자 가까운 이웃임을 자연스럽게 말한다. 영화 속에서는 가족의 갈등은 해결되고 사제지간은 더할 나위 없이 돈독해진다.
이렇게 영화에서 다루는 이주노동자의 모습은 점점 다양해지고, 타자라는 선입견과 시선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그럼 현실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극장 밖을 나서는 순간, 우리의 현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느낀다.
나와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 특히 후진국이라 명명하는 동남아시아 사람을 동네 사우나에서 마주쳤을 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떤 느낌인지 상상해보라. 난 괜찮은데 왠 호들갑이냐고? 난 아무렇지도 않고 다 똑 같은 사람이라고? 지금 이순간 당신은, 필자가 학교에서는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나의 ‘동주 선생님’이 되셨습니다!
김정욱
영화공간주안 경영팀장·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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