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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항상 이변이 있다는 점이다. 철저한 자본에 의한 투자와 제작, 스타시스템의 산업적 측면에서는 물론, 대학교의 영화과와 아예 나라에서 운영하는 영상원 등, 그 학력적 알력에까지 이르게 되면, 영화는 좋은 학교 나온 감독이 유명한 스타 배우를 데리고 많은 자본을 바탕으로 한 훌륭한 스텝들을 데리고 만들면 걸작이 나온다는 쉬운 결론에 이르게 된다.
마치 대기업이 만들어내는 휴대폰이나 자동차처럼 말이다. 그렇다. 상당한 경우에 틀린 얘기는 결코 아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도 않다. 아니, 아닌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영화가 흥미로운 것이다.
몇 년 전, [워낭소리]라는 한 편의 극장 다큐멘터리가 한국영화계의 방향을 상당히 바꾸어 놓았다. 실제로도 모든 공중파 방송국에서 외면당했던, 그래서 ‘차라리’ 영화제의 관심을 통한 극장개봉을 택했던, 이 일반적인 TV 다큐멘터리물의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치는 낮은 완성도의 다큐멘터리는 말 그대로 한국영화계에 ‘극장용 다큐멘터리’ 라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예 300만 관객을 훌쩍 넘기며 이른바 ‘대박’ 을 쳤다. 워낭소리]가 없었더라면, 작고하신 ‘김수환’ 추기경을 다룬 [바보야]나 ‘법정스님’을 다룬 [법정스님의 의자] 같은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존경할만한 인물들의 다큐멘터리나, 30년이 지난 5.18 광주민주항쟁을 그 시대와 현 시점을 살고 있는 민초들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담아낸 [오월愛] 같은 다큐멘터리가 2011년 5월 현재 전국의 극장에서 개봉되는 모습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영화의 이변은 비단 다큐멘터리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가족사의 비극적인 쳇바퀴를 강렬한 터치로 그려내 단역 배우, ‘양익준’을 기대되는 감독이자 주연배우의 가능성까지 열어준 [똥파리].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국 영화계에는 ‘박정범’이라는 뚝심 있는 괴물을 맞고 있다. 바로 영화 [무산일기]가 그것이다.
이미 작고한 탈북자 ‘전승철’의 이야기를 다룬 [무산일기]는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및 국제비평가상 수상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까지 무려 9개의 주요 국제영화제를 휩쓴 쾌거를 이루어내고 있다.
영화는 답답하고 지루하고, 주인공의 어눌함에 짜증이 나고 그가 처한 상황에 화까지 난다. 그래서 아마도 이 영화가 많은 상을 받고 한국영화계의 또 하나의 이변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바로 남한 사회에 처한 탈북자들의 삶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김정욱·영화공간주안,
주안영상미디어센터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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