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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길 고양이를 만났고, 그들과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도심 한복판과 후미진 골목에 살아가는 길 고양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고양이 춤>(2011, 윤기형 감독)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시인이자 여행가인,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 제작의 시발점이 된 베스트셀러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2009, 북폴리오)의 저자 이용한 작가와 CF 감독 출신인 윤기형 감독은 사진과 비디오 영상이라는 다른 두 방식으로 주변 길 고양이들의 삶을 그려내고 기록했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 길 고양이들을 바라보며 시인은 사진을 담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갔다. CF 감독은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그들을 따라다니며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두 남자는 길 위의 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불러주며 이 낯선 만남을 지속해가지만, 세상은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만을 보내진 않는다. 영화는 채 80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여러 고양이들의 삶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닌 두 남자, 작가와 감독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두 이야기가 진행된다.
마치 따뜻한 두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라 할까? 이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길 고양이 인 탓에, 주인공들 사이에도 여러 번의 만남과 헤어짐이 그려지기 때문에 더욱 느껴지는 감정일 것이다. 감독은 길 고양이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인 ‘로드 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하지만 이를 사회 현상과 연결시켜가며 무겁게 다루기 보단 이를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감성적인 동요가 될 정도로만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라는 매체에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 혹은 고발성 주제들은, 어떻게 표현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작품의 성격과 관객의 반응이 확실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영화를 단순히 감독의 예술적 창작의 발표 물로 보는 것과 또 다른 소통의 방식으로 보는 것과의 차이가 바로 이 지점이라고 본다.
양쪽 모두의 논리는 틀리지 않는다. 다만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느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다큐멘터리 <고양이 춤>은 단순한 소재만으로 독립영화에서는 쉽지 않은 상당한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또한 길 고양이에 대한 고민과 사랑을 공감케 했고,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을 돌아보게 했다.
아주 가볍고 위트 있는 이야기로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을 이야기하는 영화 <고양이 춤>, 이를 통해 생각해본다. 지금 내 주변에는 또 얼마나 많은 길 고양이가 살고 있을까? 참! GV에서 감독에게 들은 건데, ‘길 고양이’는 틀린 국어이고 ‘도둑 고양이’가 맞는 국어란다. 한국의 고양이는 길에 버려지는 순간 국어학적으로 공식적인 도둑이 되는 거다. 바꾸자. ‘길 고양이’로!

김정욱
영화공간주안 경영팀장·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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