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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화나 다큐를 본 듯 했다. 예술영화의 매력을 그의 진솔한 대화에서 엿볼 수 있었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특강을 홀로 듣기에는 영화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김정욱 감독의 영화에 대한 열정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예술영화와 영화공간 주안 경영실장이자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김 감독의 말을 간추려 보았다.   

“영화공간 주안(이하 영공주)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설립된 예술영화 전용관이다. 수준 높은 예술영화, 다양한 저예산영화, 추억의 영화,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까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주민영화관이다.

  우선 프로그래머라는 호칭이 대중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보통 영화관은 영화를 틀어주는 팀을 구성하는데 수장격인 팀장들은 공무원처럼 순환식으로 바뀌게 되어 있다. 그들은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영화를 틀어줄 뿐 영화를 고르는 것은 아니다. 엄격히 말해서 그들을 프로그래머라 부르지 않는다. 통상 프로그래머란 영화제에서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뜻한다.

  영화제가 고유한 색깔과 다른 시각을 보여 주는 것은 한마디로 프로그래머의 세계관과 취향에 달려 있다. 영화제 전반을 기획하고 영화제의 성격을 규정함은 물론, 설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영화를 선정하는 일을 고유 업무로 한다.
 

  영공주는 예술영화라는 특화된 공간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되는데 전국에서 최초로 관 주도라는 것은 중요하다. 이후 서울에 성북구가 따라서 했지만 영공주는 어느정도 안정적인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구분은 본인의 주관적 판단이 중요하다. 영화를 보고 예술적이다 여기면 예술영화라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다만 행정적 편의에 따른 세금관계 때문에 매달 선정이 되지만 대부분 영어 중국어 일어 한국어권을 제외한 영화는 웬만하면 예술영화로 인정해준다.
 

  지금은 예술영화라는 표현보다는 ‘다양성영화’라고 바꾸어 부르기도 한다. 예술성과 상업성을 구분하기가 모호하여 다양성영화라는 표현이 맞는 거 같다. 마찬가지로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영화는 상업영화관에서는 잘 올리지 않는다. 제작부터 상영까지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은 영화와는 여러 부분에서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독립영화들을 이곳 영공주에서는 접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술영화 상영하는 곳을 두고 왜 이렇게 사람이 없어라거나 대형영화관처럼 사람들로 북적거리기를 바란다면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구분을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싶다.

  예술영화관을 미술관이나 도서관의 개념으로 바라봐줘야 한다. 일반 영화관처럼 생각해버리면 예술영화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과 같다. 우리 생활에서 미술관이나 도서관은 절대적으로 있어야 할 시설로 구분하지는 않지만 생활에 필요한 시설로는 그 필요성을 누구나 공감하고 있듯이 예술영화관도 그런 맥락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영화관 영공주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운영되는데 이런 예술영화관의 필요성이나 다양성을 다수가 못 느낀다면 과감히 접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관객이라도 필요성을 느낀다면 영공주는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영화를 올릴 것이다.
 

  ‘시네마테크 인천’을 구상한 것도 그런 의미로 보면 된다. 영화의 도서관 개념이다. 예전 영화를 언제라도 다시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시네마테크에서 필요로하는 시설이 영공주엔 구비되어 있다. 다른 곳보다 상영관이 많아 1,2관은 그대로 유지하고 3관은 전문적으로 시네마인천으로 아예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시네마테크는 광역시 중에는 유일하게 인천에만 없다.

  굳이 예술영화의 매력을 찾는다면 허리우드 영화와 한국영화 외에 제3세계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 덴마크 인도 등 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영화를 다양하게 틀어준다. 특히 이곳 영공에서는 한국에서 나오는 극장용 다큐멘터리는 다 틀어준다.
 

  관객이 원하건 안하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극장다큐는 모두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민감한 사회적 부분을 담은 내용이라 해도 틀어준다. 다양한 의견이나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은 가장 정직한 분야가 다큐다. 다큐는 감독 개인의 생각이나 다양한 의견들이 은유를 거치지 않고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된다는 매력이 있다. 

  예술영화라고 해서 관객이 긴장할 것은 없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관객의 생각이 중요하고 또 그것이 전부다. 예술영화를 보고나면 꼭 뭔가가 남아야 할까를 생각하는데 영화는 보고나면 어떤 감정이든 남는다. 그 남는 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전문가의 평가를 따라가는 것보다 자신이 느낀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면 된다.
 

   영화공간 주안에 어느 날 40대 남자가 그의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아들은 ‘도쿄타워’를 어머니와 함께 보고 싶어 여러 곳을 수소문해도 불가능 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아들을 위한 ‘도쿄타워’는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상영되었고 영화가 끝나고 두 모자의 감사 인사는 영화보다 더 감동이었다. 보람이란 이런 것 아닌가. 그 모자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를 이곳 영화공간 주안에서 만든 것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했으면 이미 내렸을 영화인데 관 주도로 하는 예술영화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관객, 즉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시스템이 이런 보람도 가져온다.
 

  그동안 관객을 위한 여러 가지 이벤트나 행사를 해 오면서 고정 관객만 참여하는 사업은 한계가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활발하게 진행해 온 ‘무비 톡’은 작년 12월로 막을 내렸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가볍게 생각하고 참석하는데 거꾸로 그런 정도의 강좌라면 백화점이나 주민센터에서 듣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주 관객층은 30~50대 여성들과 대학생들이다. 유료 관객은 연 2만 명이 넘는다. 이 정도면 자리를 잡았다고 보여진다. 지금까지 7년 동안 연간 150여 편을 상영했다. 국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는 거의 다 올린다고 봐도 된다.
 

  지금 유료관객의 매출이 년 1억 정도 나온다. 올 해부터는 무료상영이 없다. 저작권 문제도 있고 무료관객이 유료관객을 깎아먹는 모양새가 된다. 올 해는 두 세배 정도 매출을 올려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운영이 가능할 정도로 의욕적이다.
 

  주안앞 역 옛 맥나인에 위치한 영화공간 주안은 매주 월요일이 정기 휴관일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관람료는 상업영화 극장보다 저렴한 1인 5천원이고 40인 이상 단체는 1인 4천원이다. 다만 단체관람객은 하루 전에 연락해야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427-6777로 전화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최향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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