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영화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영화와 자국 영화들이 전체 관객수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풀어 말하자면 한국관객들은 미국영화와 한국영화를, 일본관객들은 미국영화와 일본영화를, 프랑스관객들은 미국영화와 프랑스영화를 주로 본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자국영화라는 것이 언어와 배경, 배우들이 다를 뿐, 할리우드 영화와 그 구성이나 전개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러한 설정에서 특이하게 독특한 자국영화의 개성을 가진 나라가 있다면 바로 인도와 일본을 꼽을 수 있다.
발리우드라 불리는 인도영화는 심하게는 80% 이상이 춤과 노래로 진행되는 전통적인 뮤지컬 식 음악영화라고 할 수 있다. 웬만한 한국관객들은 영화 한 편을 소화해내기 힘들 정도로 인도문화만의 요소로 가득 찬 형식이다.
일본영화의 특색은 바로 제페니메이션 혹은 일어 ‘망가’로 불리는 애니메이션, 즉 만화영화이다. 일본 박스오피스에는 항상 세 네 편 이상의 애니메이션이 차지하고 있다. 극장을 찾는 일본관객들의 3분의 1 이상이 만화영화를 본다는 얘기다.
물론 일본 애니메이션은 실사영화보다 더 실사적인 내용이 많다. 때로는 실사영화가 표현하기 어려운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 혹은 만화영화라서 충격적인 내용이 훨씬 더 부드럽게 관객에게 어필하기 때문에 이 파급력은 더욱 크다. 더구나, 외국관객들에게 자국 언어로의 더빙이 쉽고 자연스럽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국제적인 것이 된다.
영화 <컬러풀>도 대표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표현은 만화영화의 귀여운 캐릭터와 아름다운 그림들로 가득한 어린이용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용은 불륜, 원조교제, 왕따, 자살 등 다소 자극적인 소재들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가족, 친구 간의 사랑, 삶에 대한 애정이라 어른과 아이 누구나 함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자국 일본에서 제34회 일본아카데미 우수애니메이션 작품상, 마이니치영화콩쿠르 애니메이션영화상을 수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제35회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장편영화 특별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한국에서도 제4회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으니, 영화의 작품성과 대중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컬러풀>, 가족의 달 5월, 꼭 권하고 싶은 영화이다.
김정욱
영화공간주안 프로그래머/관장직무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