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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계절인가 보다. 젊은 청춘도 아닌 나는 왜 눈물이 자꾸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만날 날이 아득해서 일까. 꽃잎이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있어서 일까. 당나라 기생이자 시인 설도(薛濤)의 춘망사(春望詞)를 소월의 스승 김억(金億)이 번역하여 곡(김성태)을 단 물망초. 그렇다. 그 노래를 듣거나 가사를 음미하며 생각나는 자가 있으니 그렇다. 꼭 이맘때 남구 주안 7동에 살던 때로 돌아가 보자.

한 생명이 살아감에 수(壽)를 다 누리지 못하고 빨리가나 싶으면 우리는 요절했다고 한다. 사람에게 있어서 기대수명이 점점 길어지는 것에 비하면 참으로 안타까운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전 신문지상에 소개된 것을 보면 사람의 직업중에서 문필을 주로하는 사람, 대표적인 예로는 시인이나 소설가들이 비교적 단명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금월의 인물, 시인 이영유는 남구에 이주, 저승의 끈을 붙잡고 갈 때까지 30년. 찬란한 극빈을 살다간 단명의 시인이다.

1950년 生 . 건대 국문과를 졸업. 「우리시대의 문학」을 통하여 데뷔하며 문화운동가로, 극작가로 열심히 살았던 인물이다. 인천시립극단 설립당시 ‘단무장’으로 연극에 심취하여 족적을 남긴 시인 이영유는 <그림자 없는 시대, 1985년> <영종섬길, 1988년> <유식한 감정으로 노래하라, 1992년> <검객의 칼끝, 2003년>등의 시집을 상제, 1990년 제1회 인천문학상을 수상하며 고향이 아님에도 고향처럼 인천을 위하여 열심히 살았던 인물, 허나 괴병이라는 암(癌)으로 이승의 끈을 놓고 말았다.

「Bucket List」 2008년에 상영된 영화지만 이(李)시인은 아마도 이런 List를 작성하지 않았나 싶다. 왜냐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병, 암(癌)을 인정하며 괘변스러울 정도로 사랑했다면 누가 이해를 할까. 허나 그의 시속에서 살아있으며 남구의 풍광을 또 노래하고 있으니 허심탄회한 그의 비유살은 인정 안 할 수가 없다.

주안역 앞에 인천 사랑병원이 있다 / 오래전부터 그곳에 사랑병원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 이름이 세광병원이었다 / 세상의 빛 세광(世光)이 사랑으로 바뀌어 / 온 병원이다. 나는 여기서 암 수술을 했다 / 처음에는 직장에 생긴 암이 나중에는 肝 으로 가더니 / 내 안의 어떤 힘과 맞붙어 / 암과 사랑이 / 오래도록 서로 눈치들을 보고 있다.(중략) 그랬었다. 세광병원이 사랑병원으로 바뀐 병원, 주안역 앞에 있고, 이 시인은 그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쾌차하나 싶더니 그 병원에서(영안실), 끝으로 얼굴을 보여주며 갔다.
 
분명 현실에 순응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의 연속이었냐마는 인정 할 것은 인정하며 사랑해야한다는 그는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글을 남기고 있다.
 
마구 솟아나는 사랑의 이름-. / 나는 癌이다. <나는 암이다>

누구나 숨 떨어지면 죽음, 새삼 인간계에 필연적 별거를 깨닫게 하지만, 이 시인과 나는 주안7동(일명 신기촌)에 거주하며 저녁 나절에는 의례히 약속도 없는데 만났고 질기게 입씨름하며 안되는 것 모두를 술로 달랬다.
 
가끔 엉뚱발랄한 생각으로 동가식 서가숙하며 떠도는 그가 부러운면도 있었지만 시(詩)로 쓴 인천 시 읽는 인천을 만들기에 무던히 애쓰던 그는 분명 동심(同心)이었으며 한갓되이 풀잎만 맺은 결과이고 말았다.

시속에 있는 숨결을 찾아 떠들던 시인 이영유는 유식한 감정으로 노래한 남구의 잊혀져선 안될 사람이다.

 아마도 지금쯤 밥을 열곳에서 먹어도 잠은 한곳에서 자는 그런 시인으로 있을게다.
가끔 주안 신기촌 승학산 자락에 다녀가고 있는가.
 

김학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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