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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참으로 크다. 산을 면전에서 바라볼 때는 어머니 같고 등 뒤에 업고 생활할 때는 아버지 같은 믿음으로 산기슭을 끼고 살았다는 것이다.

유신론자든 무신론자든 곧 산은 신앙이 되었으며 무언가 몸으로 파고드는 정기(精氣)로 표현되었다. 현대의 과학으로 해석하면 수림(樹林)에서 분출되는 피톤치드에 의함이 분명하지만 산을 곁에 두고 있는 사람들은 ‘수호신’하며 생활했던 것이다.

삶의 터전이자 신앙이며 수호신인 산은 사람의 살이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생몰 현상 중 묘지를 만들려면 산이었고 초근목피로 연명하고자 했을 때도 산이었으니 산신제를 지내며 치성을 드렸던 때도 있었으나 근대로 접어들며 그 산을 침범하게 이르렀으니 곧 개발논리에 의한 파괴가 아닐까 한다.

도로와 아파트 그리고 골프장 등을 짓기 위하여 헐어내는 아픔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했던 것이다.

면전에서 보면 어머니요 등 뒤에 있으면 아버지 같은 산. 우리는 어버이의 살점을 잘라내고 있음이 아닌가.

해발 104m의 얕은 수봉산은 인천의 또 하나 영산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쉼터며 안식처였다. 그러나 지금은 길 따라 새로운 건물이 생기며 사라지고 정상쪽으로 민가가 포진되고 있어 자연은 어딜 가도 없다.

82년에 세워진 예총인천연합회 건물은 본시 유흥주점 건물이었으나 용도변경으로 오늘에 이르렀고 AID차관으로 진 아파트는 사라지고, 1972년에 응봉산에 있던 현충탑은 충혼탑으로 개명되어 전쟁의 아픔과 고통을 간직한 호국의 터로 자리매김한 수봉이다.

재작년인가 싶다. 관광진흥의 목적을 가지고 열렸던 “토요 상설공연”에 관광엽서 시화로 제작된 심정자 시인의 <사라지는것은 2>의 부제로 ‘수봉도서관 개관식에 부쳐’가 눈에 들었다.
 

사라지고 말았다.

수봉산 기슭 AID 아파트
파헤쳐져 속살 드러낸 붉은 빚 황토가
허공을 향한 무더기
뿌리의 숨소리가

그러나 끝은 곧 시작이라는
‘수봉도서관 신축 부지’ 흑백의 팻말
 또랑또랑 눈망울 굴리더니

인천 앞바다에서 배 한 척 끌어 올렸다
인천시립수봉도서관 개관 (중략)
 

순수 토박이 인천인에 남구 도화1동에 정주하는 69세의 여류시인, 좀 늦깍이로 문단에 나와 <2005년, 한울문학 신인상> 왕성한 활동을 하며 이제 붓 끝에 생화가 피었나 싶은 남구의 둘째가라면 서러운 시인이다.
 
7년 사이 <시인의 수레>, <그리움의 무늬> 2권의 시집을 상제하며 한국문인협, 인천문협에 적을 둔 운유의 시인, 그는 수봉산을 바라보며 생과 몰의 슬픔 그리고 재 탄생의 기쁨을 이 시속에 담고자 했나보다.
 

창문마다 뿜어내는 불빛 인천의 희망이다
환하게 터져난다
육지도 바다도 힘차게 달릴 배 한척

사라지는 것은 다른 태어남의 시작이다
 

AID 아파트가 사라지고 바다에서 건져올린 배 같은 수봉도서관의 창문마다 새 나오는 불빛은 항해하는 배의 불빛으로 수봉호는 육지도 달릴 수 있음이요 물위를 가는 배도된다면 만방에 알릴 지식의 요람을 표현한 도서관, 아무튼 출발지는 수봉산이다.
도심에 우뚝 선 섬 같이 이뿐 산 수봉은 다시 태어나며 얼굴을 씻고 있다.
5대양으로 향하는 수봉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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