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을 중심으로 한 둘레길과 승학산을 중심으로 한 둘레길이 그 것인데, 도심에 조성된 둘레길을 따라가 본다.
먼저, 문학산을 중심으로 한 둘레길은 남구청 문화예술과 민속문화팀에 의해 학산길이라 이름 지어졌다. 새로운 길이 아니라 이미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와 등산로를 이름만 그리 붙인 것이다. 학산길은 문학산레포츠공원 입구에서 시작된다. 공원 초입에서 계단을 통하거나 벚나무 가로 길을 통해 동쪽으로 조금 오르면 소나무가 있는 공터가 나오는데, 그 왼편으로 구름다리가 나온다. 거창하게도 그랜드캐년이라고 쓴 팻말이 있다. 이 구름다리를 건너서 조금 더 가면 학산서원터가 나온다. 학산서원터에서 삼호현으로 오르는 길은 주변이 그리 청결하지 않아 불쾌한 느낌이 들 수 있다. 그래서 학산서원터를 피하고 바로 삼호현으로 올라갈 수 있는 숲길을 권장한다. 소나무와 잣나무가 있는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연경정에서 내려오는 길과 마주한다. 이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면 삼호현이 나오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학산길 등산이 시작된다. 등산이라고 하지만 그리 가파르지 않다. 참고로, 이제부터 오르는 길은 인천둘레길8코스 일부 구간이기도 하다. 능선을 조금 오르면 팥배나무와 산사나무 군락지를 볼 수 있다. 팥배나무야 어느 산에도 많이 있지만, 산사나무 군락지는 그리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고맙게도 이 길가에 무리지어 자라고 있다. 물론 학산길 일대에서 간간히 만날 수 있다. 조그만 사과처럼 생긴 산사나무의 열매는 술은 담거나 차로 먹을 수 있다. 이 두 가지 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문학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로 접어들게 된다. 정상까지는 나무테크로 조성된 계단이다. 문학산성이 보이는 군부대 아래를 지나 정상이라 할 수 있는 바위까지 흙길을 밟을 수는 없다. 그런 반면에 오르기는 쉽다. 이 나무테크 계단길에서는 아주 멋진 팽나무와 주엽나무, 느티나무, 산사나무 등을 만날 수 있고 한 여름이면 드물지만 노랑망태버섯도 발견된다. 돌을 삼키고 있는 듯한 모습 때문에 돌먹는 나무라고 방송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나무도 만나게 된다. 바위 위에서 남쪽으로는 연수구가, 북쪽으로는 남구의 시가지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남구와 연수구를 연결하는 산길이 가로지르고 내처 동쪽으로 올라 길마재로 향한다. 길마재 정상에 조성된 정자를 겸한 전망대에서도 남구와 남동구의 시가지가 한 눈에 보인다. 문학경기장과 인천향교, 인천도호부 건물이 잡힐 듯하다. 한 숨 돌리고 다시 나무데크 계단길을 내려와서 오른 편 오솔길로 들어서면 아주 고즈넉한 기분이 든다. 문학산 북사면 길이라서 습도가 다소 높아 여름 한철에도 시원한 길이다. 이 길도 인천둘레길 8코스 일부구간이다. 인천둘레길은 내쳐 뻗어 학산서원마을로 이어지지만, 학산길은 앞서 얘기한 연수구로 연결되는 길에서 문학동 방향으로 내려온다. 내려오다 보면 작은 계곡을 만나는데, 비 온 뒤가 아니면 물이 많지 않아도 가재가 발견되는 곳이기도 하다. 늦여름 고마리꽃과 물봉선이 어우러져 피면 사람들의 탄성이 저절로 나올만한 곳이다. 커다란 전나무와 오동나무를 지나면 제2경인고속도로를 관통하는 지하통로가 나오는데, 이 곳에는 주몽설화를 묘사한 벽화가 멋지고 임신을 점지했다는 산신할미 샘터가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주택가를 지나 큰길가로 내려오면 도호부 건물과 향교가 보이고 학산길은 끝이 난다.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길이다.
두 번째로 승학산둘레길은 지난달에 조성이 완료된 남구의 또 다른 둘레길이다. 관교근린공원에 조성된 길로서 그 동안 군부대로 인해 북측 구간이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던 것을 군부대와 협의를 통해 전체를 하나의 둘레길로 연결한 것이다. 신비마을을 기점으로 하면 관교중학교와 인천도호부 건물, 인천향교와 수미정사를 지나 다시 신비마을로 이어지는 이 둘레길은 대략 3.6km 거리로 한 시간 남짓이면 한바퀴를 걸을 수 있다. 승학산둘레길은 경사가 없는 완만한 흙길로 산책하는 정도의 길로서 몇 구역으로 구분된다.
누리장나무, 수수꽃다리, 분꽃나무, 개쉬땅나무 등을 새로 식재하여 꽃향기와 나무향이 있는 ‘향기가 있는 숲길’과 소나무가 있는 ‘소나무 숲길’이 있고 피톤치드가 풍부하여 사람에게 유익하다고 해서 ‘치유의 길’이라고 하는 잣나무 숲길, 그리고 봄이면 벚꽃이 아름다운 ‘벚나무 가로 숲길’ 등이 그것이다. 또한, 도호부 건물 뒤편 작은 계곡 위에는 정자와 샘터가 있어 많은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둘레길을 조성하면서 인천도호부 뒤편에 전망대를 겸한 쉼터가 설치하여 문학산을 바라보면서 잠시 쉴 수가 있고, 북쪽에도 마찬가지로 전망대를 만들어서 남구 시가지를 볼 수 있다.
그동안 철책 등으로 인해 막혀 있던 북쪽 구간을 개방하여 보다 많은 주민들이 이 곳을 통해 건강 유지와 여가 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산책로인 것이다.
전국적으로 둘레길 조성이 한창이다. 이는 둘레길 이용을 유도함으로써 정상주의식 등산으로 인한 산림의 부하를 줄이고 무분별한 산림 내 샛길 발생을 막으며, 나아가 훼손된 산림복원을 통해 건전한 산림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에 하나다.
이렇게 조성된 우리 주변의 둘레길을 한가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어 보는 것이 사람 많이 모여 북적거리는 유원지에서 견뎌야 하는 피로감을 피할 수 있는 길이라 여겨진다.
이서기 기자 dot5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