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도가니’ 의 사회적 이슈로 인하여 학교와 가정 그리고
직장 등 사회 곳곳,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전문가와 언론은 제각기 이러한 문제와 이슈들에 대해 다양한 원인과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이들은 이러한 원인과 처방에 대하여 이론적인 추상으로 단정 지을 뿐, 현실과 괴리가 있고
문제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한다고 단언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민주화, 그리고 급변하는 세계화추세에 적절한 타이밍을
찾지 못한 체, 파도에 휩쓸리다시피 현재에 이르게 된 내적 원인에서 공통의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최근 인터넷과 각종 통신수단의 발달은 사회변화의 중심이 되어 사회계층간 세대간의 다양한 패러다임을
생성하고 기존의 유지되어 왔던 사회적 관념들을 급격히 탈바꿈 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소수만이 누릴 수 있었던 정보의 독점이 깨지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정보 공유의 확대,
개인적 삶의 실용성과 편리함, 관념의 변화에 따른 수평적, 쌍방향적 의사소통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가 바뀌어 가고 있으나 정작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과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 방식은 여전히
과거의 것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내려온 사람과의 관계가 수직적이면서 일방적이었고,
서로 인정해 주고 격려하는 수평적 관계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로 지금처럼 각종 사회적인 문제가
대두되었고 이는 아마도 우리가 상대방을 존중하지 못하고 신뢰하지 못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자라왔던 어릴적 시골을 잠깐 회상해보고자 합니다.
당시 시골집에는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펌프가 있었습니다. 펌프질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이는 알겠지만
펌프로물을 뿜어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한바가지 정도의 물을 부어야 합니다.
물을 붓고 열심히‘펌프질’을 하면 땅 속에 품어져 있던 물이 솟구쳐 나옵니다.
이때 펌프에 붓는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 합니다.
마중물을 붓고 펌프질을 해야 땅속의 많은 양의 물이 분출되어 나오는 원리입니다.
마중물은 단지 한 바가지 정도의 적은 양에 불과하지만 마중물이 많은 양의 물을 불러오고
그 물을 다시 우리가 먹고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마중물은 적은 물이 가지는 가치와 존재의 중요함을 일깨워주기도 하고
자신은 한 바가지의 물로 사라지지만 더 큰 물길을 뿜어 나게 만드는 희생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정내 부부간의 대화나 부모와 자녀사이의 대화 단절, 직장에서의 동료간 관계의 단절 등
유기적인 구조보다 딱딱한 기계적인 구조가 점점 체계화 되는 이유는 서로를 인정해 주는 마음가짐과
소통의 부재 때문은 아닐까? 라는 자문을 해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소통의 부재와 단절은 앞서 언급했듯이 학교폭력,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적
폭력, 가정의 해체 등 갖가지 사회적 손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몸담고 있는 모든 사회조직은 지시와 복종에 익숙한 수직적인 상하관계가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조직구성원간의 서로 소통하는 방식도 일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는
마중물처럼 상대방의 가치와 존재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희생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물론 상대의 가치와 존재를 인정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상명하복 또는 일방적인
소통의 구조에 익숙해져, 학습되지 않고 몸에 익숙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럴수록 몸과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과 생각을 부단히 반복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면서 잘 듣고, 칭찬을
하기도 하며,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의 마음을 통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부부와의 대화에서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자녀와도 그렇게 한다면 관계형성에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이 얼마나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해 보기도 하고, 사회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로 구성원간 말을 세심하게 듣고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각도에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면, 구성원 역시 조직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스스로가 먼저 상대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마중물이 되어본다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등장하는 우울한 소식들은 매일 하나 둘 씩 자취를 감출 것입니다.
2012년이 이제 갓 두 달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나와 내 주변을 살펴보고 스스로가 마중물이
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올 한 해가 지날 즈음 내가 끌어 올렸던 물줄기가 내 주변에 얼마
나 세차게 퍼졌는지 가늠해보는 상상을 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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