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책방의 기억은 헐 값에 책을 산다는 것 보다 더한 기쁨이 있다면 찾고자 했던 책을 만나 내 소유로 만든다는 즐거움이 제일 큰 것이 아닌가 한다.
도서관을 전전해도 신통치 않은 자료가 뜻밖에 헌책방에서 발견하는 그 희열은 왠만한 나이든 사람들 대부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하기사 남이 본 책이라 새 것의 맛은 떨어지겠지만 그 책속의 지식(학문)이 헌것이라 할 수 없고 변할 수 있겠는가.
옛말에 책은 빌려주지 말고 빌려오지도 말라는 말도 있다. 지식(학문)은 빌려 주는 것도 아니고 또한 얻은 지식(학문)은 내놓지 말라는 학문의 귀함을 이야기 한 것이 틀림없다. 참으로 이기적 이기는 하나 의미심장한 말로 되새김직 하다.
뚜렸이 목적이 없는 외출, 필자의 오래된 버릇이라면 서점을 들러보고 그도 시원찮을 땐 헌책방을 기웃거리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어쩜 휴일의 연속적인 버릇 치고는 집 사람에겐 환영 받을리 없는 일인줄도 잘 안다.
이 글을 쓰는 필자,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수확도 가끔은 있다. 그러니 연재의 어려움속에 또한 특정지역의 문학작품을 골라내는 것은 이중고가 아닐 수 없다.
2011년 세상에 나온 동인지 (어울문학동인) 11집 [외출, 화암출판사 간]이 그렇게 손에 들어온 것이다. 12명의 동인으로 구성한 문학동아리로 낮익은 얼굴이 몇 있어 친밀감이 더해진다.
그중 시인 김미옥의 작품이 남구의 풍광속에 어울리는 싯귀로 금월의 난을 장식하게 됐다.
필시 시인 김미옥은 주안7동, 일명 신기촌에 거주하는 남구 구민 이다. 그의 시속에 지역의 역사가 녹아 흘러 맛이 있다.
[행복빌라]
옛날 진흥요업 근처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업어놓은 사발 무덤을 갈아업고 세워진 집들/
모든 둥지는 결국 죽음 위에 세워진다/ 그중 음습한 이곳은/ 세상이 밀어낸 사람들을 밭아준 성지/어쩌면 땅 밑을 향해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구도자들인지 모른다[중략]
신기촌? 어떻게 들으면 동두천이나 미군들 내지는 다국적인들이 있는 기지촌 같은 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1960년대 원도심 이었던 곳을 개발하려고 철거된 사람들의 생활 터전으로 이주한 곳으로 그 이름이 신기촌 이다. 어느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지는 전해진 것 없지만 남구 주안7동과 8동에 걸친 지역으로 본시 화장터를 이주시키고 생긴 신생가 이다.
언젠가 소개 했던 인천의 시인 배인철이 묻혔던 곳 주안 공동묘지 였었다.
시인 김미옥은 그 터에서 제목과 같은 빌라에 거주하며 건져올린 시가 아닌가 한다.
대낮에 지하방에 누워 있으면/ 죽어서 들어갈 관도 이렇게 아늑할까/ 미리 연습하는 것 머리끝이 쭈뼜댔지만/ 살아서 못 갖는 집이면 죽어선들 가질수 있을까 [중략]
사람들은 가끔 글속에서 말한다. “살아서 못 밭은 꽃 죽어서 이렇게 많이 밭아본다”고 했던것 처럼 죽어서 집을 가질 수 있을까 했다.집은 아니드라도 관이 집이고 뭍힌곳이 집일테니 긍정과 체념을 넘나들지 말았음 좋겠네.
2010년 [시문학을 통하여 늦깍이로 문단에 나온 시인 김미옥은 필자와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연, 한참 글쓰는 초년시절 한 수 일러주던 사람이다.
문운을 빌며 남구가 낳은 시인으로 정진을 빈다.
행복빌라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으며
필두생화(筆.頭生花)!
김학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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