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에 ‘천사자매’가 있다는 보도(경기신문 2013년 1월 30일자)를 보고, 지난 11일 사전 전화나 어떤 통보도하지 않고 주안동에 있는 한 ‘착한가게’를 불쑥 찾아 들어갔다.
마침, 출출하던 때라 간단히 피자를 한 판 주문하고 명함을 내밀면서 박수진씨 맞느냐고 물었더니 어떻게 이름을 아느냐는 듯이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다. 내민 명함은 건성으로 본 모양이다. 신문에서 봐서 왔다고 했다. 그랬더니 명함을 다시 보면서 기자시네요 하면서 취재를 나왔냐며 머리부터 매만진다.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사진부터 한 컷 찍었다.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박수진(31세, 주안동)씨는 지난 2011년 5월에 가게를 열면서 이내 ‘착한가게’에 가입했다. 가게를 열기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열매 안내책자를 통해 ‘착한가게’를 알게 된 것이 계기라면 계기란다. 자신의 가게뿐만 아니라 이미 프랜차이즈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던 언니 상희(33세. 주안동)씨에게도 권유해 함께 ‘착한가게’에 등록했다. 또한, 얼마 전에는 남자 친구인 박완수(31세)씨와 함께 새로이 치킨가게를 열면서 그 가게마저 등록함으로써 자매와 그 친구 모두가 ‘착한가게’ 3곳의 주인이 됐다.
참고로, ‘착한가게’란 상호가 아니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진행하는 모금사업의 일종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매출의 일정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로 약속하고 가입하여 나눔을 실천하는 모든 가게를 말한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들 자매와 친구는 가게 당 매달 3만원씩을 기부하고 있다. 대충 계산해 보면 그간 두 자매가 기부한 금액은 90여 만 원이 될 듯하다. 두 곳 가게를 열면서 대출한 금액이 만만찮다고 한다. 그래서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몇몇 지방지에 실리면서 알아보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어 민망하기도 하다면서 수진씨는 얼굴을 붉힌다.
한편 언니 상희씨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프랜차이즈 분식점을 하면서 지난해 본사에서 주최하는 나눔 바자회에서 최고의 나눔상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나눔이 마치 바이러스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번져 나가 나눔의 실천이 일상적인 생활문화처럼 되기를 바란단다. 그래서 수진씨는 가게를 유지하는 한 이 나눔 실천을 중단하지 않을 거라고 한다. 차고 넘치는데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쓸데없는 욕심일 뿐 아니라, 설사 나누어 준다고 해도 귀찮은 것을 처분하는 것이지 진정한 나눔이 아니다. 내게도 필요하지만 더 절박하게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이 진정한 나눔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요즘 봄 날씨는 봄을 나눠 주지는 않은 채 바람만 차다.
이서기 기자 dot5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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